[뉴스핌=이영기 한기진 우수연 기자] 변양호 대표가 이끄는 국내 토종 PEF(사모투자전문회사)인 보고펀드가 LG실트론 인수금융 관련한 상환금을 갚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다.
LG실트론 인수금융 채권단은 25일 LG실트론 인수금융에 대해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했다. 보고펀드는 LG실트론 경영권자인 LG그룹의 잘못된 대처로 디폴트 위기를 맞았다며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LG그룹은 이에 맞서 억지 주장이라며 맞소송 대응에 나섰다.
이날 금융권과 보고펀드, LG그룹에 따르면 LG실트론의 지분 49%를 인수한 보고펀드 특수목적법인(SPC) 1호가 인수금융 대출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보고펀드 자체가 공중분해되는 것은 아니라는게 변양호 대표의 주장이다.
인수금융을 제공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채권단은 매각을 결정하고 SPC 1호에 대해 절차에 착수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오는 28일 LG실트론에 기한이익상실을 통보할 예정이고 곧바로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기한이익상실이란 채권 만기연장을 거부하고 즉시 돈을 상환하라는 의미다. LG실트론 인수금융의 디폴트에 따라 보고펀드가 세운 LG실트론의 인수 SPC는 부도가 나게됐다.
보고펀드에는 우리은행이 950억원, 하나은행이 400억원의 대출을 해줬다. 이를 포함해 KT캐피탈과 KDB캐피탈·농협캐피탈 등 총 10개 금융사가 보고펀드에 총 2250억원의 자금을 빌려줬다.
보고펀드는 이 자금을 활용해 지난 2007년 KTB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LG실트론 지분 49%를 동부그룹으로부터 사들였다.
다음주중 보고펀드가 채권단에 향후 계획을 설명한 예정이지만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초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의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LG실트론 지분 51%를 보유한 LG그룹과 의견 조율에 실패하면서 자금회수 기회를 놓쳤다.
급기야 LG실트론의 기업가치가 급속히 떨어지자 더 곤란한 상황을 맞게된 보고펀드는 채권단이 사실상 여신만기 연장을 거부하면서 디폴트라는 최악에 상황에 처하게 됐다.
보고펀드는 이처럼 LG실트론 상장 중단으로 손해를 봤다며 LG그룹과 구본무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LG실트론의 무리한 계열사 지원으로 실적이 악화돼 상장 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는 주장이다.
변양호 대표는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투자자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그런 차원에서 LG에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LG실트론 투자와 관련해 LG도 잘못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 대표는 "일부에서 보고펀드 자체가 공중분해된다는 식으로 보는 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문제는 보고펀드 1호로 제한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LG그룹은 이날 보고펀드의 손배소 제기에 대해 강경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보고펀드의 손배소 제기와 그 주장하는 내용이 배임 강요와 명예 훼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LG그룹은 "보고펀드가 자신들이 보유한 LG실트론 주식을 고가로 매입할 것을 강요했고 차입금에 대한 이자지급 및 연장 실패 책임을 (LG에) 전가해 왔다"고 주장했다.
LG그룹은 그러면서 "무리한 인수와 차입으로 어려움을 겪자 그에 따른 손실을 LG가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시장경제 논리는 물론 사모펀드(PEF) 투자 원칙에도 어긋나는 억지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변 대표 등이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인수금융을 동원하고 과도하게 집중투자했고, 이에 따른 실패의 책임을 오히려 LG에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