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질소과자 논란은 질소를 사면 과자가 딸려온다는 비유로 포장에 비해 내용물이 적다는 점을 비꼬는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스낵류의 포장이 비대해지고 내용물의 용량이 줄어들면서 과자 안의 빈공간이 더욱 넓어진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국산 과자에 대한 반감이 형성된 지 오래다. 심지어 제과업계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일제히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이같은 반발심리는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질소 과자’ 논란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오해일까.
◆ ‘수입과자는 알차고 싸다’
수입과자는 최근 ‘질소 과자’ 논란에서 가장 수혜를 입은 부류에 속한다. 상대적으로 알차고 저렴하다는 인상이 퍼지면서 수입 과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 수입과자 프랜차이즈도 이 틈을 타 거세게 점포를 확대 중이다.
하지만 수입과자가 알차고 싸다는 것은 사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다. 먼저 수입과자가 알찬 것은 사실이다. 전세계를 뒤져봐도 우리 과자처럼 과다한 포장으로 판매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더불어 수입제품 특성상 과다포장을 하면 운송료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도 주효했다.
반면 가격은 편차가 크다. 그도 그럴 것이 원산지와 브랜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이다. 상대적으로 유럽, 미국의 과자는 국산 과자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종종 국산과자와 가격으로 비교되는 수입과자는 대부분 동남아산이다. 동남아산 수입과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지만 국내 제과업계에서는 사실상 퇴출된 식용색소, 화학첨가물 등을 아직 사용하고 있다.
◆ 국내 과자 뻥튀기 포장이다
국내 과자가 ‘질소 과자’가 된 분명한 사실이다.
제과업계에서는 “과자의 파손을 막기 위해 완충 공간을 넣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드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제과업계는 리뉴얼과 함께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해왔다. ‘어린이 간식’이라는 제과 특성상 가격인상에 대한 반발심리가 컸고 제과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이같은 편법 인상의 이유가 됐다.
무엇보다 지난 이명박 정권에서는 물가 안정을 대대적으로 표방하면서 사실상 식품업계의 가격인상을 동결해왔다. 때문에 슬쩍 용량을 줄이고 기존 가격과 기존 포장으로 판매하던 관행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는 평가다.
◆ 과자 가격인상 근거 없다
제과업계가 최근 가격인상 요인으로 제시한 것은 “원가 부담을 더 견딜 수 없어서”였다. 하지만 과자의 주요 재료인 소맥분이나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은 오히려 낮아진 상황. 때문에 제과업계의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한 세간의 시각은 곱지 않다.
제과업계도 이런 분위기에 속앓이 중이다. 내부적으로 원재료 가격 외에 인건비와 공장 가동비, 물류비 등의 인상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12년 정부의 대대적인 가격 통제로 인해 가격인상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실제 제과업계 4사의 영업이익률은 수년째 하락세다. 과자 한봉지 팔 때 남기는 마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롯데제과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1.2%에서 지난해 6.8%로 하락했고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9.5%에서 지난해 6.0%로 감소했다. 해태제과나 크라운제과의 경우도 크기 다르지 않다. 해태제과와 크라운제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4.7%, 8.1%로 2011년 6.1%, 9.9%보다 낮아졌다.
◆ 뻥튀기 포장 고쳐질까
사실 뻥튀기 포장은 제조사나 소비자에게나 모두 마이너스 요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포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재비는 물론 운송이나 보관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소비자의 경우에는 속고 샀다는 불만만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분간 이같은 추세는 계속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인식하고 있지만 홀로 제품 포장을 줄일 경우 자칫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직까지 제과업계에서는 ‘포장이 큰 제품이 잘 팔린다’라는 불문율이 작용하고 있다. 이른바 소비자의 착시효과를 노린 판매 방식이다.
사실 ‘질소 과자’ 논란의 핵심은 국내 과자들이 아이들 군것질에서 전세대 즐기는 프리미엄 식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식의 괴리에 따른 갈등을 겪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소량의 제품을 보다 고급스럽게 꾸며 높은 가격을 받겠다는 제과업계의 전략과 과자를 저렴하게 먹고 싶은 소비자의 욕구가 상충되는 것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자는 특성상 배고파서 먹는게 아니라 그야말로 간식으로 맛을 느끼기 위한 일종의 오락활동이기 때문에 양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질소 포장’ 논란에 대한 업계의 인식은 아직 이정도 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