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미국 정부가 기업들을 옥죄는 '특허괴물(Patent troll)'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대학들과 특허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실리콘 밸리 기술 기업들이 특허괴물 제재 법안에 담길 구체적인 내용들을 놓고 옥신각신하고 있다.
특허괴물은 제품의 생산이나 판매는 하지 않고 특허권을 집중적으로 보유하면서 사용료를 챙기거나 소송을 걸어 배상금을 타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NPE(Non-Producing Entity) 또는 PAE(Patent Assertion Entity) 등으로 불린다.

애플에 이어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과 LG에 대해 특허괴물이 소송을 제기한 건이 많은 만큼 특허괴물 제재 법안은 우리에게도 매우 큰 관심사. 특허괴물에 의한 특허침해 소송 건수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1년 1160건이었던 것이 2013년엔 3134건에 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분별한 특허침해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행정명령(executive action) 발동 의지를 밝혔다. 의회에도 다수의 특허괴물 제재 법안이 발의돼 있다.
특허괴물들의 경우 자산은 거의 없는 껍데기 기업(Shell company)를 통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은 비용이전이란 수단으로 궁극적으로 이익을 챙겨가는 이 껍데기 기업의 주주들에게 죄를 묻으려 하는 움직임이다.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 인텔, 오라클 등 첨단 기술기어들이 특허괴물에 대항해 만든 이익단체인 특허 공정성 연합(Coalition for Patent Fairness)의 매튜 타니엘리언 이사는 "특허괴물 법인을 세우는 데엔 돈도 별로 안들고 침체 위기도 거의 없기 때문에 소송을 많이 걸더라도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면서 "특허괴물들에게 법적 비용을 이전하게 된다면 소송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학을 포함해 특허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다. 하원이 유사한 문구가 들어있는 특허소송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자 이들은 상원에 이 조항을 빼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진짜 돈벌이만을 위해 특허 소송을 걸어대는 껍데기 기업만 피해를 보는게 아니라 선의의 특허 보유자들까지도 해를 입게 될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마크 렘리 스탠포드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은 "대학들이 실제 특허괴물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특허의 투명성 증대와 패소자의 소송비용 부담 등을 포괄적으로 포함하는 '혁신 법안(Innovation Act)'이 하원을 통과했다. 막판에 대학들과 바이오 기업들이 비용이전 부분을 없애줄 것을 로비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이런 대립 구도는 이번 주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패트릭 레히 법사위원장(민주당)이 발의한 또다른 특허괴물 제재 법안이 논의되면서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리코드는 상원 의원 일부는 특허괴물 제재 수위를 낮추는 타협에 나서왔기 때문에 상당히 다른 내용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