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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한판 굿으로 보는 인생 '만신'

기사입력 : 2014년03월05일 08:05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4:52

 

[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 ‘만신’은 중요무형문화재인 무당 김금화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김금화의 자서전 ‘비단꽃 넘세’가 바탕이 됐다.

일제강점기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김금화 만신(무당을 높여 부르는 말)은 위안부 소집을 피해 열네 살 어린 나이에 결혼하지만 모진 시집살이을 견디다 못해 도망친다. 이후 극심한 신병에 시달리던 그는 결국 열일곱 살이 되던 해 내림굿을 받는다. 

하지만 무당이 돼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첩보활동을 한다는 누명으로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겨야 했고,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의 하나인 ‘미신타파’로 갖은 핍박을 받아야 했다. 다만 그 어느 순간도 만신으로서 자존감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역사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그는 현존하는 최고의 만신이 됐다.

만신은 무속신앙을 소재로 했지만, 결코 종교적 이해를 강요하지 않는다. 스크린으로 옮겨진 김금화 만신의 삶은 관객에게 아픈 현대사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동시에 우리에게서 멀어진 민속문화와 토속종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 무속신앙은 사람들에게 괄시도 받지 않는다. 그냥 무관심 속에 잊히고 있다. 시쳇말로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섭다고,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린 거다. 영화는 바로 이 부분을 자연스럽지만 명확하게 지적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눈에 띈다. 영화는 특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판타지 다큐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장르를 쉽사리 정의하기 애매하다. ‘만신’은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현대국악과 무가, 애니메이션과 인터뷰 자료, 그리고 배우들의 재연을 과감하게 버무렸다. 신기한 것은 구성 요소가 많음에도 그 조합이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찬경 감독의 균형 있는 연출이 돋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되레 박 감독의 이러한 선택 덕에 설명만 늘어놓기 쉬운 다큐멘터리의 딱딱함을 피해갔다.

14세, 17세, 중년 김금화의 3인 1역 열연을 펼친 김새론과 류현경, 문소리의 연기는 단연 최고다. 일순위로 세 배우를 지목했던 박 감독의 뛰어난 선구안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사실 러닝타임(104분) 동안 배우들이 나오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앞서 말한 수많은 부분 중 재연을 담당했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머릿속을 가장 많이 지배하는 것은 배우들이다. 대체 불가능한 연기력 덕이다. 세 사람의 폭발적인 연기는 영화의 세세한 부분까지 가득 채운다.

다만, 보통 상업영화가 안고 있는 오락성 혹은 같은 소재를 다뤘던 그간의 작품이 줬던 재미나 극적 긴장감을 원하는 관객은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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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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