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기자] 우리나라 가계의 흑자율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소득 증가보다 소비 증가세 둔화가 두드러지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LG경제연구원은 16일 '가계 흑자 계속되지만 소비 늘릴 여유는 없다' 보고서에서 최근 우리나라의 가계 흑자율 상승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우리나라 가계 흑자율은 2011년 1분기 21.5%를 저점으로 상승추세를 보여 지난해 3분기에는 27.5%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였다. 적자 가구 비중도 2007년 전체 가구의 27.2%에서 지난해 3분기 25.3%로 하락했다.
2010~2013년 연평균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4.5%로 1999~2008년 6.2%에 비해 둔화된 정도였으나 소비증가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2.7%로 반토막 났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소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밑도는 현상은 2011년 2분기 이후 지난해 2분기까지 10분기째 지속되고 있다.
이런 흑자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규모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어 선진국과 같은 '부채상환→재무구조 개선→자산가격 회복→부채비율 하락→소비여력 회복'이라는 선순화 구조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가계 흑자율 상승과 원금상환 규모 확대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비율이 낮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금상환이 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신규 차입도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하반기 82조원이던 대출상환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143조7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신규대출 규모는 같은 기간 115조원에서 157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가계 저축율 상승이 선진국처럼 부채상환과 소비여력 확보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요 선진국 가계는 자산매각과 함께 늘어난 저축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부채상환에 나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부채상환→재무구조 개선→자산가격 회복→부채비율 하락→소비여력 회복'의 선순환 구조가 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는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소폭 하락에 그친 반면, 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늘어난 부채로 인해 향후 금리상승시 이자상환부담이 커질 전망"이라며 "더욱이 원금상환부담 증가, 전월세 보증금 증가, 노후대비 저축 필요성 등 예산제약 요인도 있어 소비회복을 통한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