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새해를 맞은 골프장업계에 찬바람에 불고 있다. 비수기인 동절기까지 겹쳐 각 골프장은 개점휴업상태다. 일치감치 동계휴장에 들어간 곳도 많다. 주말만 문을 여는 골프장도 있다. 그린피까지 할인하지만 입장객은 찾아보기 힘들다.
강배권 한국대중골프장협회 회장(사진)은 6일 “골프장업계의 1차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셀프라운드 도입과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
조했다.

“셀프라운드만 허용해도 입장객 1인당 5만원씩 절약됩니다. 골프장입장에서는 전동 카트료 수입를 무시할 수 없겠지만 입장객의 부담이 크면 입장객의 입장 횟수가 줄어들어 결국 골프장 경영 압박으로 이어질 게 뻔합니다.”
강 회장은 “이제 회원제 골프장이든 대중제 골프장이든 18홀 기준 연 입장객 5만 명에 연 매출 60~70억 원을 염두에 두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업계는 죽겠다고 하는데 골프장 대표의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골프장이 태반이라는 강 회장은 “인건비, 코스관리비 등 지출을 연 입장객 5만 명 수준에 맞도록 조정하는 게 그나마 연명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골프장은 400곳이 넘는다. 이 가운데 70%가 문제가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회원권을 분양했거나 개장한 골프장들이 여기에 속한다.
회원권 분양이 된 골프장은 입회금을 빼돌렸고 대중 골프장은 5억 원 정도의 자본금으로 1,000억 원짜리 골프장을 시작했다. 회원권 분양을 못한 골프장 등은 개장을 했더라도 은행대출금 이자 갚는데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입회금 반환 신청까지 몰리면서 ‘두 손’을 든 골프장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입회금 반환을 못하고 있는 골프장이 50여 곳에 이른다. 렉스필드CC의 경우 공사비가 1,200여 억 원 들어갔으나 회원권은 무려 2,500여 억 원이나 분양했다. 이 분양 금액은 모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
“부채 비율이 2,500%나 되는 골프장이 있는데 어찌 살아날 수 있겠는가. 자본잠식 골프장이 80~9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강 회장은 “무조건 회원권 분양이나 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기명에, 회원그린피 면제 등 조건을 달고 회원권을 분양한 골프장들이 ‘폭탄’을 맞고 있다”고 골프장 업계의 실상을 전했다.
이런 골프장은 입장객의 50%가 돈이 안 되는 회원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영업을 잘 해도 살아 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원제 골프장의 50% 정도가 회원에게 그린피를 면제해 주고 있다. 이런 조건으로 분양한 것이다.
이는 비회원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비회원이 한 번 라운드 하는 데 30만원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 있는 회원들의 그린피 부담을 상대적으로 돈이 없는 비회원들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국내 골프장 개인회원은 총 12만 명 선이다.
이를 위해 강 회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시법)’의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체시법 시행령 제7조에서 구분하고 있는 체육시설업의 세부 종류를 개정이 어려운 법률로 규정하도록 개정하고, ▲투자비를 초과하는 입회금 허용을 체시법 시행령 제17조 제4항에 회원권 분양한도를 신설하고, ▲회원권 입회금 반환 준비금 적립규정 미비를 위해 체시법 시행령 제19조 제5항을 추가하는 것이다.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입회금 반환 규모는 2012년 1조360억 원, 2013년 8,870억 원, 2014년 7,040억 원이나 된다.
회원제 골프장의 평균 자본금은 47.7억 원, 부채비율은 2,621%, 금융권 차입금은 195억 원에 달한다.
강 회장은 “과도한 회원권 분양 및 전용, 경영부실에 따른 골프장 부도 시 회원 피해 등을 줄이기 위해서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렉스필드CC는 투자비를 초과한 회원모집 후 그룹 계열사에 대출해 줬고 클럽Q안성은 관계사 연대보증으로 결국 회원들이 피해를 입었다.
강 회장은 “골프장업계가 어렵다고 해서 골프대중화가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된다”며 “이제 와서 회원과 대중골프장 구분을 없애려는 시도를 경계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