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지속되는 업황 부진에 증권맨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거래 감소에 수수료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자 증권사들이 비상경영을 넘어 인력감축 카드까지 꺼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임직원 수가 지난해 3월말 4만3820명에서 올해 3월말 4만2317명으로 약 1500명(3.4%) 감소했다. 이어 올해 9월까지 다시 1100명(2.6%) 가량 줄었다. 12월 회계결산을 앞두고 인력 구조조정 바람이 더 거세졌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삼성증권이 과장, 대리급 실무 인력 100여 명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전환배치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어 현대증권은 최근 임기가 끝난 5명의 임원과 재계약을 하지 않고 기존 임원들이 공석을 겸직하는 처방을 내 놓았다.
아울러 업황 불황에 모그룹 부실 사태까지 겹친 동양증권도 임원의 절반 이상을 해임하며 몸집 줄이기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직원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배승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인원 등의 구조조정은 업황을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져, 적어도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권사 내부 구조조정뿐만이 아니다. 증권사 간 구조조정 바람도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면서 인력 감축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농후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통해 62개나 난립한 증권사 구조조정을 위해 강제성이 짙은 인수합병(M&A) 유인 카드를 꺼냈다. 금융당국이 M&A를 통한 증권사 구조조정을 유도키로 하면서 자연스레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구조조정 한파로 증권사 직원들의 겨울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직원은 "현재 업계에서 전체 4만 명 임직원 중 1만 명 가량을 구조조정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면서 "불황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한 꺼번에 내 몰리면 이직도 더 어려워져, 그저 착잡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인력 구조조정은 무엇보다 거래 규모가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이 크게 감소한 데서 기인한다. 우리나라 전체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조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3.9% 감소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25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2.6% 급감했다.
전례없는 수익성 악화 국면을 맞아 증권사들은 비용 절감 효과를 가장 빠르고 손쉽게 볼 수 있는 인력 감축 카드를 꺼내 들었고, 이는 주로 리테일 부문 축소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의 방법으로 이뤄졌다.
이정수 금융투자협회 증권서비스본부장은 "거래 수수료가 10년 전에 비해 절반 이상 떨어짐에 따라 리테일 부문 수익이 예전같지 않다"며 "거래대금이 두 배 이상 늘면 또 모르겠으나, 그것은 현재로선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