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세상에 망가져 보지 않은 사람 없다. 지천명이 되고도 일탈을 꿈꾸는 게 사람이다.
골프도 그렇다. 세상에 OB 안 내본 골퍼 없고 더블파(양파) 안 해본 골퍼 없다. 3퍼트도 밥 먹듯 한다.
연습도 열심히 하고 필드도 자주 나가 이제 좀 좋아 지려나 하면 또 죽을 쑨다. 뜻대로 안 되는 것이다.
P씨는 OB를 연속으로 두 방이나 내고 식식거린다. “뭐야 이거 오늘 최악인데. 이렇게 플레이하기도 힘들거야.”
하지만 P씨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직 멀었다는 얘기다. P씨는 바로 다음 홀에서 또 OB를 냈다.

K씨도 별반 다르지 않다. 드라이버로 힘차게 때린 볼이 오른쪽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 법면 러프에 떨어졌다. 경사진 비탈을 타고 올라가 치기도 좀 그랬다. 하지만 밑에서 보니 볼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볼을 칠 수 밖에. 여기서 친 볼은 밑으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더 올라가고 말았다. 또 치자 또 올라갔다.
경사가 심한 법면에서 한참 씨름을 한 뒤 볼을 페어웨이로 빼냈다. K씨는 이미 이성을 잃었다. 한마디로 ‘뚜껑’이 열린 것.
겨우 그린 근처까지 볼을 갔다 놨다. K씨는 “이거 야 뭐”하며 친 볼이 그린을 오버해 다시 러프로 들어갔다.
L씨도 홀컵에서 20m 지점에 볼을 올렸다. 누가 봐도 3퍼트 감이었다. 역시나 L씨는 짧았다 길어다를 반복하다 3퍼트 만에 볼을 홀컵 50cm에 붙었다. L씨는 “에이 이거야”하며 친 볼이 홀컵을 돌고 나왔다. L씨는 5퍼트를 한 것이다.
보통 골퍼들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 때 이것으로 끝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연거푸 OB를 두 방내면 더는 안 나오겠지 하는 것.
그러나 단언컨대 골프에서 최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