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사상 최악의 전력 대란이 예고되면서 산업계가 주판을 튕기고 있다. 당장 전력 감축을 위해 공장 가동을 줄이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되는 까닭이다. 때문에 당장은 전력 수급대책에 협력하고 있지만 내부적인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굳이 전기를 아끼지 않더라도 큰 불이익이 없다는 점도 이유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전력 대란은 적잖은 위기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3분기 성수기를 맞이한 업체들이 전력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크고 작은 예정 변경에 나서고 있다. 생산시설의 정기점검을 앞당기거나 가동률을 축소하는 방안 등이다.
하지만 속내는 수익 계산에 한창이다. 당장 생산을 줄이면 실적에 영향을 받는 만큼 이런 절전이 달갑지 않다는 것. 비록 정부에서 전력절감분에 대한 보상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큰 수혜를 받는 기업은 많지 않다.
국내 전기 수급사정이 비교적 원활해 대부분의 기업은 자체 발전시설이 미약한 편이다. 공장가동을 하루 멈추면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제철, 정유사 등의 표정이 어두운 이유다.
사실 기업들이 이처럼 딜레마에 빠진 것은 전력 감축 의무를 외면했을 때 받는 불이익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각 기업들은 전력 감축 여건에 따라 피크 시간대 3~15%의 전력감축 의무를 부과했는데, 이를 위반하더라도 과태료는 하루 일괄 50만원에 불과하다. 문 열고 냉방하는 업소의 과태료가 최대 35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더 낮은 액수다.
기업들이 하루 공장가동으로 수십, 수백억원 어치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단속 될 때마다 가중처벌 받는 상업시설과 달리 기업은 매일 체크가 되기 때문에 가중처벌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S-Oil은 3% 전력감축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겨울철 34일과 지난주 5일 중 단 하루도 전력을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S-OIL이 부과받는 과태료는 총 1950만원에 불과하다. S-OIL의 지난해 매출은 34조7235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전력 사용을 줄이기보다는 과태료를 내는 것이 이익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자체 발전기는 대부분 비상용으로 시주 전력 보다 안정적으로 공급되지도 않고 자칫 오작동을 일으켜 설비의 수명을 깎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정부가 등을 떠미니 어쩔 수 없이 전력 절감에 나섰지만 이번 위기만 넘겨보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전력감축 위반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준수에 소홀했던 점도 있어 보인다”며 “기업명까지 공개되고 공개적으로 지적을 받으니 이제야 저마다 절감 대책을 내놓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