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격국(格局)을 알면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인다.
우리는 지금까지 음양(陰陽), 오행(五行), 대운(大運), 육친(六親)을 배웠다. 사주 명리학의 70%를 배운 것이다. 이를 북한산 등산으로 비유하면 이북 5도청에서 출발하여 대남문(陰陽)-보현봉(五行)-대동문(大運)-만경대(六親)까지 와 있는 것이다.
북한산의 정상 백운대가 바로 눈앞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만경대에서 곧장 백운대로 올라가 버리면 북한산의 진 맛을 알 수가 없다. 백운대 옆에 있는 인수봉을 오르지 않고는 북한산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산의 인수봉 같은 것이 사주의 격국(格局)이다. 즉 사주라는 커다란 산맥을 등산하면서 본류의 맥은 아니지만 반드시 밟아야만 되는 산봉우리가 격국(格局)이다.
격국(格局)을 알면 그 사람의 그릇 크기와 모양새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그 사람의 마음까지 읽을 수가 있다.
격국(格局)은 ‘주위 환경에 잘 어울리는 품위(品位, 사람이 갖춰야 할 위엄이나 기품)’의 뜻을 가진 ‘격(格)’과 ‘어떤 중심이 되는 국세(局勢, 어떤 형세)’의 뜻을 가진 ‘국(局)’이 합쳐진 말로써, 사주에서는 ‘어떤 사람의 그릇 크기와 모양새’를 말한다. 즉 사주 당사자의 인생 모양과 흘러가는 운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러나 여항(閭巷, 백성이 많이 살고 있는 집, 여기서는 사주 시장을 말함)의 역술가들이 이 격국(格局)을 살(煞)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전이론으로 복잡하게 설명하여 사주 원국의 해석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게다가 이 격국(格局)을 부정적 의미의 살(煞)로 해석하면서 사주 상담자를 기망(欺罔, 남을 속여 넘김) 상태로 몰고 가 편취(騙取, 남의 재물이나 이익을 빼앗음)하는 사례도 있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변상문의 바람난 사주에서는 격국(格局)이론 중 현대 사회에 적용하기가 어렵거나, 유사 중복의 뜻이 있는 이론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과감하게 통·폐합하였다. 또한 혹세무민(惑世誣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세상 사람을 들을 속임)의 방편으로 사용돼 온 측면이 있는 ‘도화살(桃花煞), 백호살(白虎煞), 역마살(役馬煞), 화개살(花蓋煞) 등 250여 개의 살(煞) 이론’을 배제했다. 그러나 임상실험 결과 타당성이 검증된 일부 ‘살(煞) 이론’은 현대 문화 풍토에 맞는 용어로 정비하여 격국(格局) 이론에 흡수시켰다.
13. 예능격(藝能格)
지지(地支)에 자(子), 오(午), 묘(卯), 유(酉)가 있는 것을 말한다. 또는 천간(천간)에 임수(壬水) 및 계수(癸水)가 두 개 이상 나란히 있는 경우도 예능격(藝能格)으로 본다. 그러나 임수(壬水) 및 계수(溪水) 병존(竝存)이 자오묘유(子午卯酉) 보다는 그 힘이 약한 것으로 평가한다.
예능격은 국악인, 대중 가수, 배우, 화가, 연극인, 작곡가 등 예능 분야 소질이 발달해 있으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개수가 많을수록 작용력이 강하고, 월지→일지→연지→시지 순으로 강도가 세다.
아래는 유명 남자 배우의 사주이다. 연지(年支)에 자(子), 월지(月支)에 묘(卯), 일지(日支)에 유(酉) 등 3개의 예능격이 있다. 자신의 적성대로 진로를 잘 선택하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배우가 되었다.

변상문 전통문화연구소장 (02-794-8838, sm290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