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홍군 기자]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57조46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40% 이상 증가한 9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모두 사상 최대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에 사상 최대 규모인 24조원을 쏟아 붓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22조85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규모에서는 삼성전자에 미치지 못하지만 SK하이닉스도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 수준의 실적을 달성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과 3조9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20배 이상 증가한 1조11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8%에 이른다.
걱정되는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에는 실적이 크게 나아진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자동차)와 포스코(철강), 현대중공업(조선)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예전만 못하다.
현대차의 2분기 매출액은 23조1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2% 감소한 2조4065억원에 그쳤다. 기아차도 매출은 소폭(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0% 가까이 줄었다.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포스코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감소했으며, 포스코의 영업이익도 30% 이상 감소해 1조원을 밑돌았다. 건설과 조선, 해운 등 적자를 낸 기업도 수두룩하다.
기대한 만큼의 성적표로 또 한번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위상을 과시한 삼성전자와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호황으로 깜짝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 외에는 그 어떤 기업도 과거와 같은 황금빛 성적표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다. 뉴스핌이 최근 100대 기업 101명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하반기 경기전망을 묻는 질문에 59명(58.4%)의 CEO가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경기침체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또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본 것이다. ‘상반기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7명이나 됐다.
특히 제조ㆍ서비스업종의 CEO 55명 중 43명(78.2%)이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산업현장의 CEO들은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부정적인 경기전망은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쳐 87명(86.1%)의 CEO가 올 하반기 투자규모를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이처럼 불황과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지만, 정부의 상황인식은 기업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최근 ‘201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7%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에는 4% 내외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버젓이 내놓은 것이 단적인 예다.
정부는 이제라도 기업들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고, 기업들이 성장엔진을 재가동할 수 있는 경영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보탰으면 한다. '기살려주기' 차원의 배려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기업을 윽박질러 기를 죽이는 일만이라도 자제하기를 바란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