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경은 기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전 당시 채권단에 지급한 이행보증금 반환을 두고 벌인 법적 분쟁에서 일부 승소했다. 소송 금액을 모두 돌려받지는 못했지만 이로써 자금난 부담은 일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1부(윤종구 부장판사)는 25일 현대상선이 정책금융공사, 한국외환은행 등 채권단 8곳을 상대로 낸 3000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반환 등 청구 소송에서 "현대상선에 2066억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그룹이 매수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혀왔으나 정밀실사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라며 "채권단은 이행보증금의 75%인 2066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판결로 채권단에 납부했던 계약 이행 보증금의 일부인 2066억원과 이자 322억원을 돌려받으면서 총 2388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승소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전 세계적으로 얼어붙어 있는 해운업황으로 수년 간 고전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자금난 해소 및 유동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상선은 전 세계적인 해운업황 불황으로 최근 2년간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 왔다. 지난해 1분기에는 217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올 1분기 역시 여전히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자기자본대비 부채비율도 1000%를 넘는다.
이런 와중에 2388억원의 이행보증금은 현대상선에 '가뭄속의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올해 말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가 7200억원 가량일 정도로 자금난이 가중되는 상황이어서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채권단 측에서 항소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양측간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일단 먼저 승기를 잡은 만큼 현대그룹 측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한편 채권단은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지 여부에 대해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그룹 역시 "향후 계획에 대해 내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노경은 기자 (rk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