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이대로 가다간 금융감독원이 은행 건전성 감독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따라 금감원이 둘로 쪼개지면서 내부에서 확산되는 반발의 목소리다.
금감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4일 금감원 전직원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 최종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방안은 현실성이 없고 문제점만 야기하는 방안"이라고 비판하면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 '금감원 무늬만 남는다' 우려 확산
금감원이 금소원 형태로 분리될 경우 나머지는 '은행 건전성 감독기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 보험 등은 건전성 감독보단 영업행위 감독이 주게 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원(이하 금소원)이 이들 업종에 중심이 되면서 금감원은 사실상 은행 건전성 감독 뼈대만 남게될 것이란 것이다.
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금융감독의 쌍봉형 체제가 본격화될 경우 증권과 여전사, 보험 건전성 감독기능은 금소원이 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금감원이 실질적으로 건전성 감독 업무를 수행할 만한 곳은 은행밖에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3일 금감원의 건전성 감독기능과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을 분리해 두 기관으로 쪼개는 '금융감독체계 선진화' 정부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감원에서 분리돼 새로 신설되는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은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제재권과 규칙 제·개정권이 부여되는 등 금감원과 대등한 위상을 갖추게 된다.
금소원은 금감원과는 별도로 '은행·보험·금융투자·카드사' 등 전 금융권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금융민원 및 분쟁조정 처리 외에도 금융상품 판매 관련 영업행위 감독 등을 수행하게 된다.
금감원에서 영업행위 감독기능을 모두 넘기지는 않았지만 금소원은 영업행위 감독기능 중에서 판매행위 규제를 가져갔다.
통상 은행은 건전성 감독업무가 주가 되고 증권 등 금융투자와 카드 등 여전사, 보험은 영업행위 감독업무가 많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는 현재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은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을 분리해 운용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완전한 쌍봉형에 가깝고 영국과 호주의 경우 건전성 감독과 영업행위 감독이 일부 혼재돼 있다.
완전 쌍봉형의 경우 통상 은행의 경우 건전성 감독기구에서 담당하게 되고 증권과 여전사, 보험 등은 영업행위 감독기구에서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영국과 호주의 경우에는 시스템 리스크가 높은 대형보험사와 대형증권사의 경우 건전성 감독기구가 맡기도 한다.
현재 호주의 경우는 권역별(은행, 보험, 증권 등)로 나눠서 감독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 2만6000개의 금융회사 중 3000개는 건전성감독기구가, 나머지 2만3000개는 영업행위 감독기구에서 건전성과 영업행위 감독을 동시에 수행한다.
◆ '증권·여전사·보험' 건전성 감독기능 금소원으로 이동하나
정부가 발표한 최종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까자는 준 쌍봉형 체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국회 입법과정을 거쳐 쌍봉형 체제가 더욱 공고화될 경우 금감원이 가지고 있는 증권과, 여전사, 보험에 대한 건전성 감독기능은 금소원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증권, 여전사, 보험의 경우 영업행위 감독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감원에서 건전성 감독업무의 권한과 역할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 입법과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쌍봉형과 관련해 어떤 결론이 날지 미리 예단하거나 속단할 수는 없지만, 판매행위 규제가 금소원에 편입된 것은 금감원 업무의 큰 부분이 이동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금소원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금감원 다른 한 고위관계자는 "증권과 여전사, 보험은 건전성 감독보다는 영업행위 감독이 주게 되기 때문에 금감원에는 은행쪽 기능만 남게될 수 있다"면서 "결국 그렇게 되면 한국은행과 통합하는 상황까지 벌어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험, 증권 등에도 시스템 리스크의 중요성이나 건전성 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에 있다"면서 "소비자보호와 영업행위 감독기능이 금소원으로 가더라도 건전성 감독 측면에서 업부 비중을 무 자르듯이 단정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도 개진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