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임종룡 NH농협금융 회장이 우리투자증권(우투) 인수 가능성 검토에 나선다고 밝혔지만, 농협금융이 우투를 품에 안으려면 가격 문제 이외의 두 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분리(신용부분, 경제부분 분리)'과정에서 정부 지원을 받게 된 농협금융이 우투를 인수하게 되면 민영화에 반한다는 지적과 함께 잦은 전산 장애 문제 해결에 먼저 나서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흘러나온다.
이런 시각은 인수 가격이라는 정량적 평가 요인은 아니지만, 인수 대상 선정 과정에서 시장과 여론의 반응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라는 점에서 완전히 무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이 우투 인수 가능성 검토 의사를 보이자 그간 농협금융이 우투 인수 대상자로 거론될 때부터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민영화 역행'이라는 논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3월 신경분리를 하면서 5조원의 자본금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기로 했다.
농협은 애초 이익잉여금을 모아 오는 2017년에 자체 신경분리를 하려 했지만, 이명박 정부가 신경분리를 서두르면서 자본금 지원을 받기로 한 것.
정부는 애초 부족한 자본금 12조원에 대해 6조원을 출연하겠다고 했지만, 5조원 지원으로 말을 변경하면서 1조원의 현물출자와 4조원의 이차보전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4조원의 이차보전은 농협이 채권을 발행하면 정부가 이자로 연간 1600억원씩 5년간 농협중앙회에 지원키로 한 것이고, 나머지는 KDB산은금융과 한국도로공사의 주식 5000억원씩을 농협금융에 현물 출자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4조원의 이차보전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현물출자 부분은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산은금융의 현물출자에 필요한 절차가 산은 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무산됐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정책금융공사 출자에 따라 농협금융에 사실상의 정부 지분이 생기는 데다 정부로부터 받은 돈으로 민영화 대상인 우투를 인수하는 것이 공적자금 회수에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정부 왼쪽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오른쪽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 돈이 농협금융에 들어가면 민영화에 역행한다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협금융지주는 이런 시각에 반발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정부 지원은 사업구조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사업구조개편의 목적은 경제사업 활성화였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와 연결시키는 것은 억측"이라고 항변했다.
농협금융의 또다른 관계자도 "농협금융에 대한 1조원 현물출자는 경제지주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받는 돈"이라며 "어차피 경제지주에 넘어갈 돈"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결국은 지배권의 문제다. (정부의 농협에 대한)출자 구조가 실현되더라도 농협금융이 공기업으로 탈바꿈해서 정부 지배하에 놓이는 것은 아니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지분을 태웠다는 이유로 공기업에 준하는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는 끝없이 확장될 수 있다"며 "공공기관 지분이 들어갔다고 해서 공기업과 거래를 하면 안 되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잦은 전산장애를 일으키는 농협금융이 우투 인수에 나서기에 앞서 전산 시스템 안정과 지주체제 안정에 먼저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은 IT도 여전히 불안하고 특별히 개선된 것도 없는 상황이다. 우투 인수에 왜 먼저 나서려 하는지 모르겠다. IT시스템 개선과 지주체제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임 회장은 전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포트폴리오를 잘 관리하는 것과 IT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IT는 IT대로 해결해야 하고 사업발전 전략상 어떤 보완이 필요한지는 경영전략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