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투자 자금이 일제히 썰물을 이루고 있다.
주식과 정크본드, 금에 이르기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팔자’가 주요 자산 전반에 걸쳐 두드러진다.
미국이 유동성 공급의 감속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뚜렷한 만큼 안전지대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시장 리서치 업체 트림탭스에 따르면 미국의 채권형 뮤추얼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지난 6월 자금 유출액이 80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10월 418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채권형 펀드의 자금 이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분기 투자보고서를 확인한 후 수익률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발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등급 회사채는 6월 2.4% 손실을 기록해 6월 기준 사상 최악의 수익률을 냈고, 정크본드 역시 2.8%의 손실을 기록했다.
금에 이어 채권도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최근 2개월 사이 글로벌 채권시장이 2.9% 하락해 1996년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미국 채권시장은 같은 기간 3.5% 하락해 2008년 10월 기록한 사상 최대 낙폭인 3.9%에 근접했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슐랜저 부대표는 “최근의 하락이 지속될 경우 투매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베어마켓에 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6월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2조7000억달러를 웃도는 자금이 증발했고, MSCI 전세계 지수에 편입된 45개 벤치마크 지수 가운데 44개가 하락했다.
도이체방크의 빈키 샨다 글로벌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종료 및 금리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전세계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충격이 번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베어마켓에 진입한 금값이 1000달러 아래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 가운데 헤지펀드는 상승 베팅을 5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머니매니저들은 지난달 25일 기준 금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20% 줄인 3만1197계약으로 떨어뜨렸다. 이는 2007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와 함께 금 매도 포지션은 5% 증가한 7만7027계약을 기록해 사상 두 번째 규모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 금 선물은 27% 급락, 1981년 이후 최대 낙폭을 나타냈다. 골드만 삭스부터 HSBC까지 월가 주요 투자은행은 금값 전망치를 일제히 떨어뜨리고 있다.
재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최고투자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데다 달러화 강세 여건이 갖춰진 만큼 금값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