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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미래 먹거리]② "해외진출, 경쟁력 갖춘 분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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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홍승훈 기자] #사례1= KDB대우증권은 최근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드증권 지분율을 80%까지 늘려 1대 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현지 시장점유율을 3.6%까지 올려놨다. 특히 온라인 부문에선 20% 점유율로 선두 자리를 꿰찼다. 대우증권의 IT, 경영전략, 마케팅이 발휘한 결과다. 제대로된 종목 시세정보 조차 보기 힘든 인도네시아 현지 주식시장에서 대우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테크닉이 결합돼 현지화에 성공한 것.

#사례2= 미래에셋PEF는 지난 2011년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인수에 성공했다. 아디다스, 캘러웨이 등 세계적 기업들을 꺾고 이룬 쾌거였다. 무려 1조 3000억원짜리로 딜이었다. 글로벌 IB들이 한국을 대하는 눈높이를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이 외에 6000억원 수준의 브라질 호샤베라 타워, 미국 시카고 웨스트웨커빌딩, 호주의 포시즌호텔 인수 등 미래에셋은 주식 채권 이외에 세계 각지의 돈되는 부동산, SOC, PEF 투자를 활발하게 해오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전체의 순이익은 1조2408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7~8%대이던 ROE(자기자본이익률)도 3%대 안팎으로 떨어졌다. 구조조정을 통해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주식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영업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증권사들이 해외시장 공략을 고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앞서 진출했던 해외점포의 손익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적자폭이 크게 줄어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되기도 한다. 

 

 

<자료 : 금융감독원>


◆ 이머징국가 증권사 합작(인수)로 현지화 성공 '잇달아'

국내 증권, 운용사들의 해외진출을 통한 먹거리 찾기 행보가 발빠르다. 그나마 십수년간 비싼 수업료를 내고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국내사들의 해외진출 전략에도 세련미가 더해졌다. '일단 나가고 보자'식의 막가파 해외진출이 줄었고, 대규모 인력과 자본투입을 무리하게 하지도 않는다. 물론 삼성증권의 홍콩법인 철수 사태가 시장에 미친 후폭풍도 무시할 수 없었다.

이에 증권사들의 해외진출에도 나름 영리한 계산법이 생겼다. 막강한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글로벌IB들과 경쟁해야 하는 분야에선 리스크를 낮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한다. 반면 수익은 적지만 국내사들이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선 보다 적극성을 보이며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한다.

"해외진출시 글로벌IB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IB보다는 우선 국내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분야에서부터 접근하는 것이 낫다. 최근 IT기반으로 현지 리테일브로커리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현지화에 적응해가는 몇몇 증권사들이 눈에 띄는 이유다. 시간을 두고 현지 투자문화에 순응해가면서 IB 등 여타 먹거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살리는 게 효과적이다"

증권사 한 기획담당 부장의 설명이다. IT를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국가들의 리테일 주식브로커리지 시장에 진출한 국내사들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3사는 현재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영업중이다. 대우는 현지 이트레이드증권 지분을 30%대에서 80%까지 늘려 어느새 현지 온라인 시장내 최강자로 부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현지 증권사 지분(60%)을 인수해 '우리코린도증권'으로 영업하고 있다. 조만간 지분을 8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코린도증권은 2009년 인수 이후 꾸준한 실적으로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시장점유율도 초기보다 5배 가량 늘어 현지 진출 한국 증권사 중에선 대우에 이어 2위다.

키움증권도 인도네시아에서 전용HTS를 선보이는 등 제 2의 온라인 트레이딩 신화를 만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대신증권도 현지 증권사와 함께 시장공략을 하고 있다.

베트남에선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현지 중소형증권사를 인수해 'KIS베트남'으로 이름을 바꾸고 현지영업에 나선 상태. 2011년말 0.2%대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은 최근 1%대로 올라섰다. 이 또한 한국의 강점인 HTS와 MTS 등 IT기반의 시스템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시도가 당장 큰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강점인 IT 기반 주식거래시스템과 브로커리지 노하우를 결합한 성공사례로 평가한다. 해외시장에 진출한 증권사들도 리테일을 기반으로 회사를 키워 현지 우량기업고객을 확보하고 다양한 딜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박사는 "HTS는 장치산업으로 이를 통해 처음엔 인프라를 깔면서 진출한 뒤 해당국가의 투자문화가 성숙기가 되면 점차 돈이 되는 IB로 확대하는 전략이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전해왔다.

◆ "일단 잘하는 분야부터 접근...중장기 전략 필요"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미래에셋의 글로벌 행보도 해외진출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0년전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11개국에 진출한 미래에셋은 펀드를 통해 전세계로 나간 케이스. 미래에셋운용의 해외법인 운용자산 규모는 16조원을 넘어선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전략은 크게 두가지"라며 "한국의 고령화에 대응한 상품 개발과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비즈니스가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엔 펀드와 주식 중심으로 해외진출이 이뤄졌던 미래에셋이 최근에는 부동산 SOC 등 투자대상을 다변화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골프업계 글로벌 아이콘기업을 자회사로 둔 아퀴시네트 인수에 이어 해외 부동산과 SOC분야에서 이어지는 성과들은 한 두해 투자로 이뤄낸 게 아닌 10년 집중 투자해 일궈낸 결과물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우리투자증권도 '아시아 기반의 지역 플레이어 도약'이라는 중장기 글로벌 목표하에 해외 네트워크 확대와 수익구조 다변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힘쓰고 있다.현재 9개국 10개 거점을 둔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홍콩법인에 1억달러 증자를 통해 채권트레이딩을 강화하는 등 증자 첫해부터 수익력이 강화되고 있다. 홍콩에 진출한 13개 국내사 중 규모가 크진 않지만 유일하게 8년 연속 흑자기조다.

기동환 우리투자증권 홍콩법인 상무는 "주식과 채권, IB 등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다변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연속 흑자에 만족하지 않고 흑자커브가 우상향으로 크게 틀어올라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베트남 등 이머징마켓 중심의 해외전략을 펼친다. 현지에서 현지고객을 대상으로 현지상품으로 공급하는 형태다.

회사측 관계자는 "성장성 높고 문화 친밀도가 높은 동남아 이머징국가들이 우선 타깃인데 급하게 투자하지 않고 문화적 법적인 부분을 테스트하며 한발 한발 접근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지분 50%를 보유한 베트남 현지 증권사에 주력중이며 이슬람 문화권 등 여타 동남아지역 이머징마켓에 대해선 꾸준히 살펴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 "국내여건 악화로 해외진출도 소극적"

해외시장에서 먹거리를 찾는 증권사들로선 최근 국내 시장여건 악화가 걸림돌이다. 중소형사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해외진출이 활발한 대형사들도 최근 수익이 떨어져 무리하게 해외진출에 주력할 필요가 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형증권사 해외사업담당 한 부장은 "삼성증권의 홍콩 철수 시점을 전후로 다들 인력을 줄이거나 철수하는 곳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과거보다 해외 진출에 대해 보수적으로 검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전해왔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시장 여건이 나빠지며 대형사들 수익성이 떨어지니 해외 비즈니스에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돈되는 분야가 아니다보니 각사별로 전략의 우선 순위에서 다소 밀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형사에서 글로벌사업담당 한 임원은 "해외시장, 특히 이머징마켓을 무작정 기회의 땅처럼 보는 것은 위험한 시각이다. 뚜렷한 비즈니스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국내영업보다 헤맬 수 있다. 때문에 일단 한국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리테일 브로커리지와 IT를 결합한 분야에서 출발해 소소한 성과를 내고 현지 투자문화에 적응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머징국가들은 향후 캐피탈마켓 성장 가능성이 높아 이를 기반으로 IB분야로 확대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해왔다.

한편 지난해 9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은 19개사가 14개국에 92개 해외점포를 운영중에 있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홍콩이 각각 24개, 16개로 가장 많았고 아시아지역 비중이 80%에 육박한다.

다만 적자폭은 꾸준히 감소, 지난해 상반기 은행, 금융투자업권의 해외점포에서 발생한 적자는 전년 상반기(4100만달러) 대비 크게 줄어든 280만 달러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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