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휴식을 취하는 일요일에 이들이 회사에 나와 시간을 때우고 부족한 잠을 메우는 것은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농성 때문이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양재동 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내협력업체 직원 전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이들은 정문 앞에 현대차를 비방하는 피켓 등을 세워 놓고 밤샘 농성중이다.
지난달 26일과 이달 9일에는 금속노조가 가세한 대규모 집회가 양재동 사옥 앞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는 ‘노사화합 캠페인’이라는 고육지책으로 맞서고 있다.
비정규 노조의 농성과 함께 시작된 캠페인은 비정규직 노조의 사옥 진입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회사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다” “선진노사 문화가 글로벌 경쟁력” 등의 문구가 들어간 띠를 두른 직원들이 출입구 곳곳에 배치돼 경비를 서고 있다.
캠페인에는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 양재동 사옥에 근무하는 전 현대차그룹 계열사 직원들이 동원되고 있으며, 하루 동원되는 인원만 1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ㆍ야간(각 500명)으로 나눠 주간조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야간조는 밤 9시부터 오전 9시까지 사옥경비를 선다. 이는 휴일도 마찬가지어서 이날에도 수 백여명의 직원들이 출근해 양재동 사옥을 지켰다.
지난 3월부터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돼 현장에서는 밤샘근무가 사라졌지만, 거꾸로 사무직 근로자들에게는 밤샘근무가 도입된 셈이다.
문제는 양재동 사옥 경비에 많은 직원들이 동원되면서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 부서에 하루에도 몇 명씩 캠페인에 불려나가다 보니, 정작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비정규직 노조 때문에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피로도 쌓이고 있다. 집회에 동원되고 있는 한 직원은 “한번 나가면 9시간 동안 교대로 정해진 장소에 나가 경비를 서는데, 일이 밀려 있는 직원들은 야간에 근무를 서고도 퇴근하지 못하고 업무를 봐야 한다”며 “1주일에 3~4번씩 하다 보니 피곤이 쌓여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에 계열사 직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계열사 직원은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은 현대차 비정규직들인, 왜 계열사인 우리까지 경비를 서야 하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일단, 비정규직 노조의 농성은 오는 15일까지 예정돼 있어 직원들의 캠페인 일정도 이날까지만 잡혀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조의 농성이 향후에도 지속된다면 직원들의 밤샘근무가 길어질 수도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외부 세력들까지 가세한 비정규직 노조의 농성 때문에 어쩔수 없이 직원들을 동원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노조의 농성상황을 봐가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