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세계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지역 대출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향유하고자 하는 중산층이 급증하고 있는 데다 은행들 역시 성장이 지지부진한 서구 시장을 탈피해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어 대출 규모를 사상 최고치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씨티그룹에서부터 일본의 대형 은행들, 독일의 소비자금융업체들에 이르기까지 각국 금융기관들이 아시아 지역에서 신용카드 발급을 늘리거나 자동차, 오토바이 심지어 가정용품 구입을 위한 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자료의 의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지난 5년간 소비자 금융 대출 규모는 2012년 말 기준 67%가 증가한 1조 66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대출 증가율은 10%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를 보인 것은 미국인들이 금융위기의 여파로 대출을 줄이고 있는 반면 아시아 지역 중산층 인구는 매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금융업체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신용카드 발급에서부터 단기 할부 금융에 이르기까지 금융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진국의 저금리와 부진한 경제에 시달리고 있는 금융기관들로서는 아시아 시장이야말로 성장에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 아시아 지역 중산층 인구가 매년 1억 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2020년까지 세계 중산층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이러한 열풍을 부추겼다.
다만 일부에서는 급격한 대출 증가율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다.
HSBC 홀딩스의 프레데릭 뉴먼 아시아 경제분석 담당은 "상환 능력이 없는 대출자에게 대출이 권장되는 데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 등 일부 지역에서는 가전제품을 사는 데까지 대출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외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한 씨티그룹은 중국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나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 5년간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소비자 금융 규모가 세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은 상환 능력이 있는 중산층에만 대출의 초점을 맞춘다고 강조한다.
씨티그룹은 중국, 인도, 대만, 호주 등 일부 성장성이 높은 아시아 국가에서 '통제가 가능한 방식'으로 대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의 대출 수준이 서구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는 설명도 있다.
그러나 개인별 소득에 근거한 채무 부담을 고려해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채무 부담이 미국에 비해 30%가량 더 높기 때문이다.
대만, 한국, 홍콩 등의 국가들이 이미 한차례 신용카드 대란을 겪은 터라 우려는 더욱 크다.
이에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의 규제 당국은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이들 국가들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을 규제하거나 자동차나 오토바이 구입 시 착수금 비중을 높이는 식으로 무분별한 대출의 고삐를 죄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