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근로자 재산형성을 돕자는 취지로 18년만에 부활한 재형저축이 은행들의 고금리 경쟁 속에 순항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DB대우증권이 유일하게 파격 금리 전략을 내놓고 은행들과 경쟁하고 있다.
3년 또는 4년간 4%대 확정금리 후 나머지는 실세금리를 적용하겠다는 은행과 달리 대우증권은 7년간 4% 확정 금리 보장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팔면 팔수록 손실을 내는 역마진 구조라며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우증권측은 장기물 운용을 통한 복리 전략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7년간 4%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RP형 재형저축상품을 내놨다. 급여 이체 등 다른 가입조건도 없고 은행들과 달리 중도해지 수수료도 없다. 다만 계좌수에는 제한을 둬 1만계좌만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이 상품은 판매 일주일여만에 2000여명 가깝게 신규계좌가 터져, 일단 출발은 성공적이다. 4% 중반대에 달하는 고금리로 치고 나오는 은행들을 보면서 다른 증권사들은 재형저축상품 출시 자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증권의 공격행보는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의 RP형 재형저축은 기간에서 은행과 차별성을 갖는다. 은행들이 내놓은 재형저축상품들이 4% 중반 금리지만 이는 가입 최초 3년 또는 4년뿐이다. 이후에는 저금리 기조에 따라 적금 금리와 비슷해지거나 더 낮아질 수 있다.
반면 대우증권의 RP형 재형저축은 7년간 4% 확정금리를 보장한다. 최근 주요 증권사들이 4~5% 고금리에 내놓은 6개월 혹은 1년짜리 RP 특판상품과는 기간에서 차이가 확연하다.
RP란 증권사가 약속한 기간이 지나면 확정금리만큼 이자를 지급하고 고객들에게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 즉 증권사가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금융상품 중 하나다.
이를 두고 업계는 대우증권이 어떤 운용전략으로 7년간 4% 확정금리를 줄 지에 대해 의문을 드러낸다.
증권사 한 리테일담당 임원은 "최근 1년에 4% 금리를 주는 RP 특판상품을 최근 내놨지만 사실 이것도 100bp(1%) 이상의 손실을 감수한 것"이라며 "대우가 역마진 없이 7년간 4% 금리를 주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우증권의 전략은 명쾌하다. 복리 및 장기물 운용전략이 핵심이다. 은행이 제시하는 단리가 아닌 복리전략으로 연 3.4% 금리만 충족하면 4% 확정금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경식 대우증권 상품개발부 팀장은 "현재 수시물과 3월~12월물 채권은 2.7~2.9% 수준이어서 4% 금리를 맞추기 어렵지만 우리는 복리 효과가 없는 1년짜리가 아닌 장기물 운용전략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10년, 20년물의 경우 3.3% 남짓의 금리가 나오기 때문에 3.4%를 맞추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향후 금리기조가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경우 역마진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 경우엔 대우증권 뿐 아니라 여타 금융회사들도 동일한 리스크에 노출된다.
재형저축 가입 조건에 따르면 1만명이 연 300만원을 넣는다고 가정할때 대우증권은 연간 300억원, 10년간 3000억원을 받을 수 있다. 이들에게 4% 확정금리를 주더라도 큰 손실이 없다는 것이 대우증권의 셈법이다.
여기에 고객 인당 평소 16~17만원 가량 드는 마케팅 비용을 없애고 1만명으로 인원을 제한하므로 역마진에 따른 리스크를 일정부분 커버할 수 있다고 대우측은 설명했다.
김 팀장은 "최초 상품전략의 출발이 비용절감을 통해 고객들에게 고금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며 "RP운용 전략상 우리가 갖고 있는 전략 패를 다 보여줄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A+ 이상 채권들만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자산관리담당 한 임원은 "은행들의 고금리 재형저축 선점 경쟁 속에서 증권사가 펀드가 아닌 재형저축으로 덤빌 줄은 예상 못했다"며 "사실 우리는 은행들이 워낙 고금리로 치고나오면서 재형저축상품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고민끝에 출시를 안했다"고 귀띔했다.
한편 재형저축은 서민 등의 재산형성, 즉 목돈마련을 위한 취지로 시작됐다 사라진지 18년 만에 최근 부활한 금융상품으로 최근 소비자 관심이 확대되며 자금유입이 급격히 이뤄지고 있다. 7년 이상 가입하면 이자소득세(14%)가 면제되는데다 최근들어 보기드문 4%대 금리가 적용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