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원/달러 환율이 북한의 핵실험 이후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핵실험 이전 달러 롱(달러 매수)심리가 강해지면서 1100원선 상승을 시도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갈피를 잡지 못하고 1080원선을 중심으로 횡보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15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국들이 엔저에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번 G20회의에서도 이에 대한 어떤 언급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향후 엔화의 향방이 원/달러 환율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 G20회의 후 엔화 변동성 확대? 원화 영향은 미미
15~16일 열리는 G20 회의에서는 인위적 환율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이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G20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이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인위적인 정책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시에 G20이 환율 문제와 관련해 구속력 있는 합의안을 내놓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가 간 입장이 다른 데다 일본을 제어할 수 있는 나라로 여겨지는 미국이 최근 일본의 양적완화를 사실상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G20회의 이후 엔화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결과적으로 엔화의 추가 약세가 지속되든 반등하든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 높다. 최근 엔화와 원화의 상관관계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달러/엔 환율 상승(엔화 약세)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으로 작용했다. 엔화약세 전망에 따라 엔/원 하락에 기댄 엔화 매도 원화 매수 전략 때문이다. 즉 엔/달러 시장에서 엔화를 팔아 달러를 사고, 다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아 원화를 사는 거래다.
하지만 엔/원 환율이 1160원 밑으로 급락하면서 최근에는 엔화와 원화의 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엔화 약세는 원화 약세, 엔화 강세는 원화 강세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달러/엔 환율 상승(엔화 약세)시 엔/원 환율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매수, 원화매도(원화 약세)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A은행의 딜러는 "엔화약세가 핫이슈가 됐을 때는 달러/엔이 오르면 원/달러는 빠진다고 했는데 최근 엔/원 환율이 급락하면서 1160원 아래에서는 당국이 관리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높다"면서 "달러/엔이 오르면 원/달러도 오르지 않겠느냐는 시각으로 롱플레이(달러 매수)하는 세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여러 재료들이 혼재되면서 최근 엔화와 원화의 동조화 현상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앞선 딜러는 "G20 재무장관 회의 결과 엔화의 급등락이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 당분간 수급장… 北추가 핵실험 주목
시장에선 G20 회의 이후에도 당분간 별다른 모멘텀 없이 수급에 따른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은 1100원을 단기 고점으로 보고 1080원 중심의 등락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1100원에서 단기 고점을 확인한 상황"이라며 "외국인이 최근 1080원대 위에서는 주식을 샀는데 1080원 밑에서는 매수도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G20회의보다는 잠재돼 있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시장이 주목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영향은 미미했지만 4차 핵실험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B은행의 딜러는 "기본적으로 흐름 자체는 공급 우위의 장세가 예상된다"면서도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환당국의 규제 관련 카드가 시장에 민감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