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중앙은행과 대적하지 말라.’
연방준비제도(Fed)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한 유동성 대량 공급에 나선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 자리잡은 암묵적인 원칙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오히려 시장의 반격에 철퇴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를 돌파하는 등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이 시장에 백기를 들 것이라는 주장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연준의 수익성이다. 지난해 연준은 900달러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다. 초과 지급준비금에 대한 이자와 보유한 채권의 쿠폰금리의 차액이 연준의 수익으로 잡힌다.
연준이 올리는 수익은 내부적인 경비를 해결하는 데 쓰이는 것은 물론이고 상당액이 재무부에 송금된다.
연준은 현재 2000억달러에 달하는 장부상 이익을 보유한 상태다. 문제는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이익 규모가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연준이 받는 쿠폰 금리는 고정된 반면 지급하는 이자는 시장금리에 연동하기 때문이다.
연준 내부적인 분석에 따르면 시장금리 상승 속도에 따라 장부상 이익이 모두 증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016년까지 1000억~3500억달러에 이르는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재 리스크를 떠안은 것은 유럽중앙은행(ECB)도 마찬가지다. ECB는 부채위기 이후 그리스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주변국 국채를 대량 매입했다. 뿐만 아니라 ECB가 시중은행의 대출 담보물로 보유한 주변국 국채도 상당 규모에 이른다.
민간 투자자들이 채권 가치를 대폭 평가절하하며 손실을 떠안은 데 반해 ECB는 이른바 ‘헤어컷’에 완강한 반대 움직임을 굽히지 않았다.
연초 이후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경제 펀더멘털의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만큼 투자심리 냉각에 따라 수익률이 급등할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경우 ECB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산의 장부 가치가 급락, 부채 규모를 밑돌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준이 올해 첫 회의에서 기존의 제로금리 정책과 양적완화(QE)를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월가의 비관론자 마크 파버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31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대량 공급하는 유동성은 특정 계층이나 특정 섹터에 몰리게 마련”이라며 “이번에는 채권에 이어 주식시장으로 유동성이 홍수를 이루며 버블을 형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채권시장이 붕괴되거나 그밖에 다른 형태의 충격이 발생하면서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에 일격을 가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