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금융시장에 연이어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주변국 국채 발행이 순항을 지속하는 한편 은행권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저리대출금을 예상보다 대규모로 상환할 움직임이다.
25일(현지시간) ECB는 이달 말 은행권의 대출금 상환액이 1372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84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ECB가 1차 집행한 대출그 총액 4890억달러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3년 만기 대출금의 1차 조기 상환에 278개 금융회사가 대출금을 갚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출금 상환은 금융권이 민간 금융시장의 자금 조달이 그만큼 원활해졌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베렌버그 뱅크의 크리스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1년만에 유동성을 걷어들이는 것은 여전히 유동성 공급에 급급한 미국이나 영국, 일본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라며 “유로화가 당분한 강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페인 은행권의 자금 상환에 대해 투자가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동성 경색이 상당폭 개선됐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부채위기 극복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수년간 이어진 위기 속에 마침내 유로존 회원국 간 통합의 모멘텀을 되찾았다”며 “지금까지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고, 이에 대해 각국 정부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포르투갈과 스페인, 이탈리아가 연초 국채 발행에 강한 수요를 동반하며 지난해에 비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투자심리를 크게 회복시켰다.
여기에 골드만 삭스가 18개월만에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 것도 유로존 금융시장 회복의 신호라는 평가다.
골드만 삭스는 10년 만기 무보증 채권을 10억유로 규모로 발행했고, 이에 따라 주간 유로존 회사채 발행 규모가 총 190억유로로 늘어났다.
리걸 앤 제너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게오르그 그로츠키 신용 리서치 헤드는 “유로존에 금융채 투자 수요가 강하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전했다.
금융시장에 회복의 어린 싹을 의미하는 이른바 ‘그린 슛’이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이 5년물 국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주변국 국채의 동반 상승을 이끌었고, 스페인 역시 장단기 국채 발행이 순조롭게 이뤄진 데 따라 구제금융 요청 여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크게 희석됐다.
연초 적잖은 난관이 버티고 있다고 경고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시 최악의 상황을 모면했다며 경계의 수위를 낮췄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통하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역시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해 여름에 비해 덜 비관적”이라며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훈풍과 달리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위기 진화라는 진단을 내리기 이르다는 지적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포르투갈이 국채 발행에 성공했지만 아직 추가 구제금융이 필요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스페인의 실업률 상승과 금융권 부실 상승도 투자자들이 안심하기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연이어 유로존 정책자들의 섣부른 낙관을 경계하는 한편 지속적인 위기 대응책을 촉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