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홍 한국투자증권 목동지점장
24일 코스피는 15.93포인트 하락한 1964.48로 마감했다. 이날 새벽에 마감한 뉴욕증시는 기업의 실적호조와 부채한도의 한시적 증액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에 상승 마감한 가운데, 코스피 또한 상승을 기대했지만 외국인의 매도세에 약세를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수급을 보면 개인이 1715억원, 기관이 680억원으로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2235억원 매도세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 1268억, 비차익거래 1474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연초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던 코스피가 최근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2007년 최고점 수준까지 근접하는 미국, 바닥을 찍고 급격한 상승을 하고 있는 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는 환율,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뱅가드 쇼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신문이건 뉴스이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뱅가드 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크게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세계 최대 상장지수펀드(ETF)운용사 뱅가드가 벤치마크를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 위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으로 봤을 때 뱅가드의 국내 주식 비중은 3.96% 축소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매주 4%씩 (3000억~4000억원)씩 줄이겠다고 공언한 것과 일치한다. 특히 효성, 두산중공업, 기업은행, 현대위아, OCI, LG디스플레이, 아모레퍼시픽 등은 10% 이상 비중을 줄이며 주가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초기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 발표 시에는 그 영향력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별 영향 없을 것이라는 주장의 주요 논거는 MSCI 이머징마켓지수를 따르는 다른 펀드로 돈이 들어오고 있고 앞으로도 들어올 것이라는 데에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주장과는 다르게 우리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까? 이유는 세가지 이다.
첫째, ETF 투자가들이 각종 비용을 지불하면서 다른 ETF로 갈아타지 않을 것이다. ETF의 강점은 낮은 비용이다. 뱅가드도 BM 변경의 가장 큰 이유로 MSCI의 높은 지수 사용료를 들었다.
둘째, BM 변경으로 자금이 유출되는 나라는 한국이고 자금이 유입되는 나라는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다. 향후 한국의 매크로 여건이 인도나 인도네시아보다 좋아보이지 않는다. 굳이 한국이 없다는 이유로 펀드를 갈아탈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셋째, 한국 주식은 선진국 주식들과 비교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현대차는 일본차들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주식들은 선진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결국 이는 근본적으로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는 문제였다. 비용이 더 저렴하고, 인도와 인니의 비중이 더 높고, 미국과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는 기업이 없는 지수가 이머징마켓 투자자들의 명분에 더 부합하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투자자들로서는 주요국이 대부분 2% 이상의 상승을 보이는데 반해 코스피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 아닌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얼마전 발표된 자료를 보면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또한 낮아진 상태라고 한다.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8.5배로 일본(13.3배), 홍콩(15.5배), 인도(14.3배), 대만(14.2배), 중국(10.1배) 등 아시아 주요국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뱅가드 쇼크에 이어 국내 기업들의 예상 실적이 하향되면서 PER조차 떨어진 것이다. 보통 PER이 높으면 고평가, 낮으면 저평가 라고 말을 하는데 다른 면에서 보면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한국의 투자가치가 낮아진 상태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꾸준히 상승하며 주목받는 기업은 존재한다. 필자의 생각에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이유는 경기가 안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눈높이가 높았던 영향도 크다고 본다. 증권사들이 실적을 지나치게 낙관했다가 뒤늦게 낮추고 있다는 얘기다. 일회성 비용이 집중적으로 집행되는 특성상 매년 4분기는 실적이 대체로 기대보다 낮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젠 작년 4분기 실적에 대한 낮아진 눈높이가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한발 앞서 올 1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전략을 추천한다. 작년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실적 호조세를 보일 종목으로는 STS반도체, CJ CGV, GS홈쇼핑, 솔브레인 등이다. 여러 외부 악재와 실적 하향에 대한 우려속에서도 꾸준히 실적을 내는 기업에의 투자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장에서 성공하는 투자가 되리라 생각한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