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서영준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판매를 달성한 현대·기아차가 올해는 대·내외적인 변수들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자동차 산업 성장률 둔화,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채산성 악화 등은 올해 현대·기아차의 경영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712만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 성장을 기록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목표치를 741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률이 절반으로 떨어진 4%대로 최근 10년래 최저치다.
현대·기아차가 이처럼 목표치를 보수적으로 잡은 데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유럽의 경우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이 우려된다.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따라 폭스바겐 등 경쟁사들과 꾸준히 줄어든 가격 격차는 향후 현대·기아차의 ASP 상승 여지를 좁히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의 위축 역시 ASP 하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수요 회복세를 보인 미국에서는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사들과 전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 강세와 엔저 등의 환율 영향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현대·기아차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현대·기아차의 매출은 약 2000억원 줄어든다. 지난해 9월 1130원을 육박하던 원/달러 환율은 올 1월 23일 1066원에 머물고 있다. 당분간 이 같은 원화 강세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수익성 악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정부의 강력한 엔저 정책도 한 몫을 거들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엔화 가치가 1% 떨어지면 현대차의 수출량은 1만대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발전연구소 측은 "최근 10년간 원/엔 환율과 현대차 수출 대수를 분석한 결과 엔화 가치가 1% 감소하면 현대차 수출량도 0.96%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엔화 약세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거기다 유리한 환율을 활용한 일본업체들이 판매 인센티브를 확대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면, 현대·기아차 역시 인센티브를 늘려 방어 할 수밖에 없다.
내수는 FTA효과를 등에 업은 수입차 공세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실제 한미·한EU FTA로 수입차 관세가 절반으로 줄면서 지난해 수입차의 국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초로 10%를 넘어섰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는 판매량이 2.3% 감소했다.
현대·기아차의 고질병인 노사간 갈등도 풀어야할 숙제다. 최근 비정규직 파업으로 생산차질을 겪은 바 있는 현대차는 피해 금액만 1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불어 비정규직 노조 사이에 일어나고 있는 노노갈등 또한 현대·기아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매년 연례 행사처럼 벌어졌던 파업과 생산차질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입은 손실은 2조원 가까이 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환율 하락, 미국 연비 사태로 인한 충당금 설정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국내에서도 수입차들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내우외환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서영준 기자 (wind09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