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앞으로는 주식계좌를 트거나 펀드 등 금융상품을 가입할 때 은행이나 증권사 지점을 굳이 찾지 않아도 된다. 보험상품 가입하듯 어느 곳에서나 증권사 직원만 만나면 주식이나 투자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방문판매(방판) 시대'가 열렸다.
이같은 변화는 최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협회가 전자문서 모범기준을 만들어 시행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향후 증권사 영업 관행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내심 보험업계식의 방판영업을 통해 증권사의 '무빙 브랜치(moving branch)' 혹은 '1직원 1점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이른 전망도 나온다.
특히 지점이 적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모바일을 활용한 아웃도어 세일즈(out door sales ODS ) 전략을 통해 비용절감과 더불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 NH 한화 신한 등 중소형사들이 업계 리드
지난 2일 전자문서 모범기준 시행을 전후로 태블릿PC 등 모바일기기를 통한 방판영업을 적극 준비 중인 곳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관련 시스템개발에 적극 나서며 업계를 리드하는 모양새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업계 최초로 모바일 기기를 통한 방문 계좌개설 및 상품가입 서비스인 '스마트Pro'를 시행하고 나섰다.
지점 방문이 어려운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증권사 직원이 찾아가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금융상품 가입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작업을 마무리했다. 당장은 계좌개설과 펀드가입이 전부지만 상반기내 채권과 ELS, 신탁상품 등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성원 신한금융투자 영업추진부장은 "금융당국과 협회, 14개 증권사들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준비해 왔다"며 "계좌개설과 펀드가입 등 관련 시스템을 미리 준비해 시행일에 맞춰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에 이어 한화투자증권도 모바일 자산관리서비스 계획을 곧바로 밝히고 나섰다. '모바일 매직큐브'라는 종합 자산관리 앱을 출시한 한화증권은 모바일기기로 고객의 자산현황, 투자성향에 대한 진단과 분석 등 고객 맞춤형 재무설계 및 자산관리서비스를 시작했다.
조대욱 한화투자증권 WM컨설팅팀 매니저는 "현재는 계좌개설만 가능하며 펀드 등의 금융상품은 2~3개월정도 시스템 개발을 마치는 즉시 가능해질 것"이라며 "태블릿PC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고객과 만나 자산관리서비스를 해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 가장 먼저 관련 시스템개발에 나선 NH투자증권도 은행 등 계열 금융회사와 협력해 금융상품 방판시대를 준비중이다. 다만 NH의 경우 태블릿PC 등을 통한 계좌개설 외에 펀드가입은 2~3개월이 더 소요될 예정이다.
이종구 NH투자증권 신규사업팀 차장은 "여타 증권사와는 달리 정부 지원을 받아 5단계에 걸쳐 시스템을 개발중에 있다"며 "실제 캐시카우가 있고 수익성이 확보된 부문을 중심으로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금융상품부문까지 확대는 2~3개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삼성 대우증권 등 대형사들은 한발 늦게 뒤따라가는 형국이다. 이들 대형사들은 최근 사내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모바일 중심의 자산관리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분주하다.
◆ "증권사 영업관행 대대적 변화 예고"
이번 모범기준 시행을 통해 증권업계에선 내심 보험업계식의 방판영업을 통해 '무빙 브랜치' '1직원 1점포'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무실에 앉아 찾아오는 고객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증권 영업사원들이 실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 방문, 신규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고객 접점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점이 제한적인 중소형사들로선 내심 이번 기회를 불황 탈출의 기회로 삼기 위해 적극적인 스탠스다. 다만, 결국에는 보다 많은 영업인력 풀을 갖춘 대형사들에게 유리한 판세일 것이란 주장도 있다.
증권사 전략담당부서의 한 관계자는 "방판영업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로선 비용절감의 효과가, 고객입장에서도 시간절약의 효과가 예상된다"며 "당장은 지점이 적은 중소형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지만 결국 방판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에게 유리한 판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전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시스템개발에 나선 상황"이라며 "결국 이는 영업사원 한명이 무빙 브랜치의 역할을 하게끔 하겠다는 것으로 증권사 규모와는 별개로 업계 영업관행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다"고 내다봤다.
당장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찮다. 노조 및 근로기준법 등을 고려할 때 대형사들이 여간해서 이를 활용한 전략을 대대적으로 펼치기 힘든 한계 때문이다.
최용구 금융투자협회 증권지원부장은 "전자문서 모범기준이 마련되면서 증권사들이 법적인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증권사 영업관행에 대대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 부장은 다만 "이론과는 달리 현 증권사 노사문화를 고려할 때 지점을 대폭 줄이는 것이 어렵고 이같은 전략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증권사가 과연 있을 지 미지수"라며 "당장 파급효과는 크진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증권사 방판영업이 자리잡게 될 경우 금융투자업계내 영업관행이 대대적인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게 될 것이란 관측에는 상당수 전문가들의 공감대가 모아졌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