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부동산 거품 붕괴로 위기를 맞은 스페인 은행권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실 여신 비중이 점차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 침체가 점차 깊어지는 한편 추가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까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구조적인 붕괴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부실 여신 비중이 10.5%를 기록, 전월 10.1%에서 또 다시 상승했다. 8월 디폴트 상태로 분류된 여신이 93억 유로(122억달러)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여신 비율은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기 이전인 2006년 12월 부실 여신 비율은 0.72%에 불과했다.
스페인 은행권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2012~2014년 총 6.5%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내용을 전제로 했다. 스페인 정부와 중앙은행은 실제로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1%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노무라와 씨티그룹은 스페인의 긴축과 국내외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최악의 시나리오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라의 실비오 페루조 이코노미스트는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상정한 시나리오는 이미 현실화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1%의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며 “스페인 경제는 2012~2014년 사이 6.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투기(정크)등급보다 한 단계 위인 'BBB-'로 강등한 데 이어 추가 강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은행권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권 자본은 점차 위축되고 있다. 스페인 중앙은행에 따르면 8월 여신이 전월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고 예금 역시 전월과 전년에 비해 각각 1.1%와 8.7% 줄어들었다.
씨티그룹의 에브라임 라바리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경제가 침체를 지속하고 있고 실업률도 상승하고 있어 은행권 부실 여신 역시 증가 추이를 지속할 것”이라며 “주택 모기지를 중심으로 부실 여신 비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페인 정부는 은행권 구제금융을 위해 EU로부터 1000억유로의 자금 지원을 확보한 상황이다.
한편, 스페인 정부 당국자는 유로존 영구 구제기금을 이용한 스페인 은행들의 직접 자본구조 재편이 시급한 쟁점을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필요한 자금의 규모가 이미 지원받기로 한 1000억 유로의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신용평가사들은 이 같은 분석이 필요한 자금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지만, 독립적인 여타 분석을 통해서도 필요한 투입 자금의 규모는 1000억 유로를 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고 국채 발행도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 구제금융 신청도 급한 일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