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이 유럽연합(EU)의 구제금융 기금인 유럽안정기구(ESM)로부터 신용한도(line of credit, 여신한도)를 확보해 국채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구제금융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신용한도에 대한 기대로 금융시장에 훈풍이 불었지만 투자가들은 스페인이 구제금융 요청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히려 더 큰 복병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구제금융 조건을 포함한 갖가지 이유를 대며 지원 요청을 미루고 있지만 그 사이 경기 침체가 더욱 깊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 스페인 뿐 아니라 유로존까지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씨티그룹의 에브라임 라바리 이코노미스트는 “위기에 몰린 스페인 정부가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실업률을 포함한 경제 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데다 스페인 정부가 내년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상당 규모에 이르는 만큼 신용한도를 확보한다고 해서 부채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조나단 로인스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스페인 정부가 확보해야 하는 자금은 2070억 유로에 이른다”며 “라호이 총리가 구제금융 요청을 미루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 역시 “스페인은 자존심을 버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스페인의 경제 현황을 감안할 때 구제금융 연기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7월 사상 최고치인 7.75%를 기록한 후 200bp 가까이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과 유동성 지원이 투자심리를 진정시킨 결과다.
하지만 경제 지표와 신용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정크등급보다 한 단계 위인 'BBB-'로 끌어내렸다.
9월 자동차 판매가 전년 대비 37% 급감했고, 시멘트 생산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실물 경기의 냉각 기류가 보다 넓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매물로 나오는 요트가 크게 늘어나는 한편 고가 주택의 압류 증가가 두드러지는 등 경기 악화는 저소득층에서 부유층으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이 수개월 이내에 이뤄질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한계 시점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지원 요청 지원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리스크는 크게 고조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로인스 이코노미스트는 주변국 부채위기가 심화되면서 내년 유로존 경제가 2.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