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서울 채권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국고채 전종목 금리가 기준금리 3% 아래로 내려왔다. 10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재의 금리레벨이 과도하게 내려왔다는 인식이 상당하다.
때문에 더 이상 기준금리 인하의 선반영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늘고 있다. 또한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장기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자연스레 이어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일 국고채 1년물부터 30년물까지 전 종목이 기준금리 3%를 하향 돌파했다. 발행량이 많지 않은 30년물은 제외하더라도 20년물마저 2.99%를 기록하며 역사적 최저점을 경신했다.
이런 현상은 5일 채권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간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조달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역캐리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가 2.5%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은 시장에 많지 않다.
결국 외국인 자금의 유입으로 어쩔 수 없이 현재의 금리레벨에 도달했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 경우 국내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중장기금리가 기준금리와 역전되는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 참여자들이 "수급 앞에 장사 없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 매니저는 "외인 물량이 늘어날수록, 국내 통화정책 보다는 대외 펀더멘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장단기 금리 역전의 고착화를 염려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은 1조4880억원을 순투자(순매수-만기상환)했다. 또한 지난 5거래일 동안 국채선물 시장에서 2만7000계약의 순매수를 쌓으면서 채권시장의 강세를 이끌었다. 아울러 이자율스왑(IRS) 시장에서도 역외 세력이 최근 꾸준하게 리시브 물량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최근 상승하고 원화 강세가 점쳐짐에 따라 외국계 중앙은행이 장기물을 매수하고 헤지펀드의 투기성 자금이 동시에 들어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타개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행도 장단기금리의 역전에 대해 수개월 째 고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9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불확실성의 완화, 경기회복 또는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장기금리가 상승하거나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하는 것 등을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 경제여건을 감안하면 쉽게 해소시키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은 집행간부 역시 "금리역전 현상에는 정책당국이 제어할 수 있는 부분과 제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최근의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은 ECB 및 미연준의 비전통적 통화완화정책, 글로벌 경기부진 지속 가능성 등 외부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영향 받고 있어 정책대응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국내 기관들의 고민은 깊어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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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