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계 IT업체에 매각후 대금정산 안돼
다음이 보유하고 있던 라이코스 코리아는 한때 주당 가치가 5000만원이 넘는 황금주로 국내 인터넷벤처 거품 사태의 산증인으로 기록되기도 했지만, 지난 2007년 모회사인 다음인터내셔널이 청산절차를 밟으면서 영욕의 역사 뒤편으로 물러났다.
◆ 다음 "印업체에 소송, 222억원 지급해달라"
5일 IB투자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지난 2010년 8월 매각한 라이코스 대금을 받지 못해 인도계 기업 2곳과 소송 중이다.
다음의 100% 자회사인 다음글로벌홀딩스는 인도계 기업인 와이브란트와 LGS 등에 대해 라이코스 매각대금 정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지난 1월 ICC(국제상업회의소)에 중재 소송을 제기했다. 다음 측이 현재 다투고 있는 소송가액은 3417만 달러로 약 380억원 수준이다.

양측은 당초 2010년 결산시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적용해 5249만 달러로 조정하기로 했지만 매수자와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중재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이와 관련 다음 측의 해명은 시점에 따라 다소 다르다.
다음 측은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라이코스 매각가는 당초 3600만 달러로 인식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보다 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사실상 소송관련 미수금 369억원에 7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다음 측은 이에 대한 미회수금액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올해 3월 발표된 2011회계연도 결산자료에서는 83억원을 중단영업이익으로 인식한다고 밝혔다.
◆ 5년전 라이코스 정리과정 납득 어려워
또한 다음은 라이코스가 거액의 부실이 예상됐던 2007년 시점에 라이코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자회사인 다음인터내셔널을 청산하고 다음글로벌홀딩스를 출범시킨다.
사실상 라이코스 지분을 가진 회사의 명칭만 바뀐 셈이지만 이 과정에서 다음은 수백억원의 자산을 넣고 빼는 등 쉽게 이해하기 힘든 회계장부 정리 기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위해 다음글로벌홀딩스를 설립하고 다음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라이코스 주식을 다음글로벌 홀딩스에 현물출자해 이 회사의 자회사(다음커뮤니케이션의 손자회사)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당시 라이코스의 재정적 상태는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다음인터내셔널은 청산시켜버렸다.
이같은 결정은 2007년 11월 27일 다음 이사회에서 가결됐고 이재웅 전 대표도 당시 이사회 멤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 주총 10일 앞두고 창업자 사퇴…경영 손떼
하지만 2007년 결산에서 라이코스 지분을 넘겨받은 다음글로벌홀딩스가 100% 자회사이면서 연결재무제표 작성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다음 측은 당시 새롭게 설립한 다음글로벌홀딩스가 외부감사 기준인 납입자본 70억원이 안되기 때문에 연결재무제표 작성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다음은 해외사업부문의 영업권을 일시 감액했다. 다음 측은 글로벌 부문에서 매 분기 주요한 손실요인이었던 영업권 잔액을 2007회계연도 말을 기준으로 일시 감액해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를 전후해 2007년 9월 20일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대표는 사퇴하고, 석종훈 단독 대표 체제로 출범했다. 이재웅 전 대표는 2008년 3월 18일, 주주총회가 있기 불과 10일 전에 이사직마저 사퇴한다.
당시 감사위원회는 대부분 외국인들로 구성됐다. 위원장인 알렉스 비우(프랑스인), 피터잭슨(영국인), 구본천(미국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으로 이들은 이같은 사안에 대해 별다른 감사 의견을 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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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