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에 느닷없이 '현대중공업'이 뛰어들었다.
2차 입찰에서도 유찰이되면 이후 수순으로 '수의계약'으로 분위기를 몰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적인지 우군인지 애매한 현대중공업이 등장하자 대한항공은 미소를 금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실사 이후 최종 매수가격을 제시할 때 대한항공이나 현대중공업 모두 역으로 매각구조변경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매각대상 구주의 값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하고, 인수후 당장 투입해야 할 연구개발(R&D)자금 규모도 1조원을 육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매각구조의 변경이 다음달에 실사를 거쳐 11월에 최종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올해안으로 KAI매각을 완료한다는 KAI 주주협의회의 계획과 상충되지도 않는다.
예상되는 매각구조는 최대한 구주의 비중을 줄이고, 제3자배정 신주발행을 포함해서 일정한 매각규모로 정하는 것으로 통상 법정관리나 구조조정과정의 기업 M&A에서 사용되는 딜 구조다.
이렇게 되면, 너무 과열됐다는 기존의 주가부담을 줄이면서도 인수 후 기업운영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잇점이 있다.
동시에 구조매각 비중감소에 따른 잔여지분은 적절한 시기에 블록딜 형식(주식시장 마감 후 매매하는 방식)으로 처분이 가능해 파는쪽이나 사는쪽 모두에 윈-윈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항공산업이라는 비교적 다른 분야에 과연 뛰어들 수 있겠느냐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견해를 보여 대한항공으로서는 '유효경쟁'을 성립시키는 딜프실리테이터(딜 진행을 돕기만 하는 상대)가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B업계의 한 M&A전문가는 "가깝게는 웅진그룹이 극동건설을, 멀게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승자의 독배를 마신 예로 많이 언급되듯이, 다른 업종에 대해 그것도 대규모로 갑작스레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표면적으로는 긴장하지만 속으로는 미소를 금치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여전히 특혜시비의 소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가늠된다.
IB업계의 한 M&A전문가는 "일부에서 예상하는 바대로 수의계약은 피할 수 있어 정책금융공사로서는 부담을 덜었다"면서 "하지만 역으로 제시되는 매각구조를 수용하느냐 여부를 두고도 또 말들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매각구조 변경을 수용하는 것 자체가 여전히 정책금융공사를 특혜시비에 묶어두는 동아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유효경쟁' 성립으로 두 회사는 본격적인 인수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므로 어떤식으로 누구와 함께 인수자금을 확보할 지에 IB업계와 관련 노조 등에서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대한항공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산업은행과 체결한 상태라 산은의 입장도 관심의 대상이다.
이미 산은은 대한항공의 KAI인수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입장임이 한 국회의원의 요구자료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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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
대한항공, 밖으로는 '긴장' 속으로는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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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의대 490명 더 뽑는다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2027학년도 의과대학 모집 정원이 3548명으로 늘면서 전년보다 490명이 증원된다. 이에 따라 의대 합격선 하락과 재수 이상 'N수생' 증가, 상위권 자연계 입시 재편 등 입시 지형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열린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따르면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이 현행 3058명에서 490명 늘린 3548명으로 확정됐다. 2028·2029학년도에는 613명, 2030·2031학년도에는 813명씩 증원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부가 2027∼2031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오늘 확정한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오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제7차 회의를 열고 의대 정원 규모를 논의한 뒤 브리핑을 진행해 2027∼2031학년도 의사인력 양성 규모와 교육현장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의과대학 모습. 2026.02.10 mironj19@newspim.com
2027학년도 증원분 490명은 비서울권 32개 의대를 중심으로 모두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되며 해당 지역 중·고교 이력 등을 갖춘 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구조다.
입시업계는 이번 정원 확대가 '지역의사제' 도입과 맞물려 여러 학년에 걸쳐 입시 전반을 흔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증원은 현 고3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향후 5개 학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로 합격선 컷이 약 0.3등급 낮아졌으며, 이번 증원도 최소 0.1등급가량 하락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역권 대학의 경우 내신 4.7등급대까지 합격선이 내려오기도 했다.
합격선 하락은 상위권 학생들의 '반수'와 'N수생'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가 생기면 최상위권은 물론 중위권대 학생까지도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특히 2027학년도 입시가 현행 9등급제 내신·수능 체제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이미 내신이 확정된 상위권 재학생들이 반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의사제 도입은 중·고교 진학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전형 대상 지역의 고교에 진학해야 지원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서울·경인권 중학생 사이에서는 지방 또는 경기도 내 해당 지역 고교 진학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예상된다.
또 일반 의대와 지역의사제 전형 간 합격선 차이도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원 단계부터 일반 의대를 우선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동일 학생이 두 전형에 합격하더라도 일반 의대를 택할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사제 전형의 합격선은 다소 낮게 형성되고 중도 탈락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형 구조 측면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490명 증원 인원 전체가 일반 지원자에게 해당되지는 않으며 지역인재전형과 일반전형으로 나눠 보면 실제 전국 지원자에게 영향을 주는 증원 규모는 약 200명 수준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3년간 입시에서 모집 인원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전형은 수시 교과전형, 특히 지역인재전형이었다"며 "이번 증원에서도 교과 중심 지역인재전형의 모집 인원 증가 폭이 전체 입시 흐름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eng0@newspim.com
2026-02-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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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뭉칫돈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투자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이 발행한 '100년 만기' 채권이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100년 뒤에나 원금을 돌려받는 초장기 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재무 건전성과 AI 패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확인됐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파벳이 영국 파운드화로 발행한 8억5000만 파운드(약 1조6900억 원) 규모의 100년 만기 채권에 무려 57억5000만 파운드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고 보도했다. 이날 알파벳은 3년물부터 100년물까지 총 5개 트랜치(만기 구조)로 채권을 발행했는데, 그중 100년물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CAPEX) 규모를 1850억 달러로 잡고 AI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날 미국 시장에서도 20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강력한 수요 덕분에 발행 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됐다. 또한 스위스 프랑 채권 시장에서도 3년에서 25년 만기 사이의 5개 트랜치 발행을 계획하며 전방위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100년 만기 채권은 국가나 기업의 신용도가 극도로 높지 않으면 발행하기 어려운 '희귀 아이템'이다. 기술 기업 중에서는 닷컴버블 당시 IBM과 1997년 모토롤라가 발행한 사례가 있으며, 그 외에는 코카콜라, 월트디즈니, 노퍽서던 등 전통적인 우량 기업들이 발행한 바 있다. 기술 기업이 100년물을 발행한 것은 모토롤라 이후 약 30년 만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1 mj72284@newspim.com
◆ "알파벳엔 '신의 한 수', 투자자에겐 '미묘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번 초장기채 발행이 알파벳 입장에서는 매우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얼렌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브루노 슈넬러 매니징 파트너는 "이번 채권 발행은 알파벳 입장에서 영리한 부채 관리"라며 "현재 금리 수준이 합리적이고 인플레이션이 장기 목표치 근처에서 유지된다면 알파벳과 같은 기업에 초장기 조달은 매우 타당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알파벳의 견고한 재무제표와 현금 창출 능력, 시장 접근성을 고려할 때 100년 만기 채권을 신뢰성 있게 발행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 몇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장기채는 금리 변화에 따른 가격 변동성(듀레이션 리스크)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HSBC은행의 이송진 유럽·미국 크레딧 전략가는 "AI 산업 자체는 100년 뒤에도 존재하겠지만, 생태계가 5년 뒤에 어떤 모습일지조차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업 간 상대적인 서열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금리 상승기에는 초장기채의 가격이 급락할 위험이 있다. 지난 2020년 오스트리아가 표면금리 0.85%로 발행한 100년 만기 국채는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현재 액면가의 30%도 안 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를 두고 슈넬러 파트너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 이 채권의 매력은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mj72284@newspim.com
2026-02-11 01: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