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이동훈 백현지 기자] 보통 시세보다 높은 주택 공시가격이 시세를 추월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산정하는 공시가격의 하락폭보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시세 하락폭이 더 커서다. 주택 보유세금(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의 부과기준인 공시가격이 시장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일부 주택 소유자들은 자산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내게 돼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 또 주택담보대출에 발이 묶인 금융권의 대출채권 부실위험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8일 국토해양부 및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용산5동 ‘파크타워’ 전용 149.92㎡(39층)는 급매물이 공시가격 아래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가격은 15억2000만원. 올해 1월 실거래가격(16억)과 차이가 8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택경기가 급랭하면서 공시가격을 밑도는 급매물까지 등장했다.
이 단지 인근 H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2월 이후 거래가 뚝 끊기면서 고층 기준 급매물이 14억원선까지 후퇴한 상태”라며 “전세가격이 8억~8억5000만원에 거래되지만 고가 단지의 수요가 크게 줄어 매도호가 약세는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전용면적 25㎡(***동 중층)도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억 6400만원으로 책정됐다. 28일 기준 이 아파트의 매도 호가는 2억7000만원으로 공시가격과 600만원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잘만 흥정하면 공시가격 또는 공시가격보다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것이다.
둔촌주공 인근 A부동산 관계자는 “전용면적 25㎡ 아파트의 현재 매도호가는 거의 10년 전 매매가 수준으로 한 때 4억 3000만원에 거래되던 물건”이라며 “이미 가격이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소폭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1년 단위로 산정하는 공시가격의 하락폭보다 시세 하락폭이 더 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둔촌주공 전용 25㎡의 지난해 개별공시지가는 2억8100만원에서 올해 2억6400만원으로 1500만원 하락하는 사이 시세는 부동산 114기준 지난해 1월 3억9500만원에서 올해 8월 기준 1억원 넘게 떨어졌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 신동아 전용면적 150㎡ 타입(***동 고층)도 가격이 급락하면서 시세와 공시가격간 차이가 1000만원 차이로 좁혀졌다. 이 아파트의 올해 공시지가는 7억2000만원. 이 단지 같은 면적대 물건은 급매로 7억3000만원까지 내려 앉았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초 시세가 11억원 선인 것과 비교하면 3억원이 넘게 떨어진 것이다. 반면 공시지가는 지난해 7억2900만원에서 7억2000만원으로 900만원만 내렸다.
공시가격은 지난 2005년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함께 시세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과표 현실화' 작업으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최근 집값이 급락하면서 시세와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장욱 KB국민은행 WM사업부 세무사는 “정부의 기준시가라는 것은 정부가 세금계산 및 세부담을 위해 산정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기준가격이 올라도 실제 거래가보다는 낮다는 심리적인 저지선이 있었는데 이것이 역전될 경우 공시지가 적정선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될 것”이라며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포함한 기준시가는 재산세, 종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양도소득세 상속세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주택 실거래가가 공시지가보다 낮은 가격에 형성되면 제2금융권의 기존 주택대출채권 부실화 문제도 발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담보로 잡은 아파트 가치가 담보가액을 밑도는 채권 부실화 리스크는 보통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문제”라며 “한계매물, 악성매물 대부분이 제2금융권 후순위채이지만 매매가격 하락이 지속되는 현상은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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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