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골프를 잘 하십니까. 그런데 골프를 잘 하는 것과 정타를 치는 것과는 다르다. 누구나 볼이 잘 맞았을 때 느낌을 갖고 있다. 그 손맛을 잊지 못해 골프를 끊지 못한다.
골프를 처음 시작했을 때 잘 맞은 샷은 무조건 타격중심(Sweet spot)을 때린 정타(Solid shot)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력이 쌓이면서 이 환상은 깨진다. 정타의 오르가즘을 맛보기 때문이다.

골프를 한지 꽤 됐는데 아직 이 맛을 모른다면 단언컨대 ‘불쌍한 골퍼’다. 뭐라 할까.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데...
이를 맛보려면 볼을 때려선 안 된다. 볼을 달래야 한다. 개 패듯 볼을 때린다고 거리가 더 나는 게 아니다. 볼을 살살 다룰 줄 알 때 충분하고 원하는 거리를 얻을 수 있는 게 골프다.
볼을 달래면서도 충분한 거리가 나온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때 정타의 오르가즘을 맛볼 수 있다.
정타의 오르가즘은 너무 짧다. 그래서 더 미치는지도 모른다. 1만분의 5초. 정타를 쳤을 때 느낄 수 있는 오르가즘의 시간이다. 아직 이 맛을 느끼지 못한 골퍼라면 섹스를 하며 느끼는 오르가즘 이상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톱프로들 조차 그 정타는 한 라운드에 기껏해야 한 두번 나올까 말까 하다고 한다. 아마추어골퍼야 죽어라 볼을 친다고 해서 맛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골프는 또 이 1만분의 5초라는 짧은 순간에 모든 게 결정된다. 이 짧은 시간에 나이스샷과 OB가 갈린다. 버디와 더블보기도 교차한다.
골퍼들은 너나없이 정타를 치기 위해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스윙도 결국 정확한 임팩트를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스윙이 좋으면 정확한 임팩트를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스윙, 스윙한다.
환갑을 넘긴 아마추어골퍼들을 보면 별별 스윙을 다 한다. '만세스윙‘부터 8자스윙까지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스윙은 전혀 아닌데도 임팩트는 정확하다. 장타는 아니지만 ’또박또박‘ 볼을 치기 때문에 스코어는 좋다.
비기너 시절, 연습장에서 프로에게 골프를 배울 때 했던 하프스윙의 ‘똑딱볼’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진리가 숨어 있다. 간결한 하프스윙으로 맞추는 똑딱볼의 정타감이야말로 골프의 시작이자 끝이다.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페이스에 구멍이 날 정도로 볼을 패대는 골퍼는 십중팔구 힘만 쓰고 마무리를 못하는 골퍼다. 1만분의 5초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는 무늬만 골퍼일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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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