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3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또 유로존의 경제성장 회복은 ECB가 아닌 정치권의 손에 달린 것이라고 주장, 통화정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시장은 ECB의 보다 공격적인 ‘소방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자금 지원으로 부채위기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오는 6월 금리 인하와 추가 유동성 공급으로 이른바 시간 벌기를 한 차례 더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추가 유동성 지원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 3월 장기저리 대출을 끝으로 자금 공급이 종료됐고, 프로그램이 기대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장기 대출과 국채 매입은 영원히 지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이제 은행권이 수익성을 강화하고, 위기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존 경제가 하강 리스크에 직면했고,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다”면서도 “유로존에 이미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부채위기 국가를 중심으로 유로존 경제가 더블딥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값싼 자금을 풀어내는 카드가 이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드라기 총재는 또 “부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성장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정치권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성장 회복은 다름 아닌 그들의 손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추가적인 통화완화에 대한 시장의 목소리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유로존 경제가 ECB의 판단보다 빠르게 침체되고 있고, 이에 대한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시장 전문가는 6월 ECB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이 때 기준금리 인하와 추가 유동성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웨스트팩 뱅킹의 제임스 셔그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6월 ECB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RBS의 닉 매튜 이코노미스트는 “주변국 경제가 더욱 급속하게 악화되면서 유로존 전반을 위협하고 있다”며 “ECB가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의 얀스 손더가드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침체가 1~2개월 전 전망보다 더 깊고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표 악화를 기다릴 것인가 하는 문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1%로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을 근거로 제시하고,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