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경제가 일제히 저성장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럽 경제가 침체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미국까지 연쇄적으로 경고음을 내고 있다.
빠른 해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의 주장이다. 고용 불안과 내수 및 수출 경기 부진이 주요국의 숨통을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로존의 실물 경기가 가파르게 무너지면서 부채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유럽 이어 美-中-日 동반 하강
영국과 유로존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글로벌 2~3위 경제국인 중국과 일본까지 저성장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1분기 미국 경제는 2.2% 성장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2.5~2.7%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정부의 국방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률을 깎아내렸다.
주변국을 중심으로 유로존이 뚜렷한 침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영국도 1975년 이후 처음으로 더블딥 침체에 빠졌다. 1분기 0.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지난해 4분기 0.3% 후퇴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일본 역시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디플레이션의 탈출구를 찾지 못한 데다 산업생산 증가폭이 최근 들어 대폭 위축됐고, 대지진으로 인한 실물경제 파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진 여파로 인한 기업 생산 차질이 지속되는 가운데 천재지변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중국의 고성장 열기가 꺾인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지난 1분기 중국 성장률은 8.1%로 대폭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7.5~8.5%로 제시한 한편 경착륙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로존의 실물 경기는 말 그대로 ‘공포스럽다’는 것이 정책자들과 이코노미스트의 판단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주변국 성장률이 후퇴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유로존 전역에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특히 스페인은 고실업률과 극심한 성장 부진이 2014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내리고, 추가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 탈출구? 단기 처방 없어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이면에는 고실업률과 소비 부진이 공통 분모로 자리잡고 있다.
고용 부진은 가계 소득을 압박, 민간 소비를 위축시키고 이는 국내 경기 위축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의 수출 둔화 및 성장 부진으로 이어진다.
1분기 미국 소비가 강하게 반등했지만 지속성 여부에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닐 듀타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향상이 부진한 동시에 가처분 소득 증가 역시 저조하다”며 “2분기 이후 민간 소비 전망이 어두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로존 침체와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파장도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미 쓰리엠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캐터필러 등 미국 주요 제조업체들의 중국 부문 실적이 상당폭 위축됐고, 글로벌 제조 및 수출 기업의 성장이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유로존의 부채위기는 긴축을 근간으로 한 해법이 실패라는 주장과 함께 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S&P도 스페인의 침체가 예상보다 깊게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싱가포르 은행의 리처드 제럼 이코노미스트는 “근본적으로 유로존이 위기 돌파를 위해 한 일은 유동성을 공급한 것일 뿐”이라며 “이 같은 방법이라면 단시일 안에 위기를 해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