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극심한 유동성 경색에 시달리는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극도로 저자세를 보였던 은행과 보험사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입질’을 시작한 것.
하지만 금융권 자금이 일부 자산 가치가 높은 시장에만 집중되고 있어 시장 전반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인 세빌스(Savills PLC)에 따르면 8개 독일 은행과 5개 보험사 등을 포함해 21개 유럽 금융회사가 최근 6개월 사이 총 3건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3000만유로(4790만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빌스 관계자는 “상당수의 미국 보험사들이 유럽 대출시장에 뛰어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수익률이 높아 유동성을 확보한 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금 수요보다 공급이 여전히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 리처드 엘리스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사이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9600억유로(1조2800억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55~60%는 만기가 3년 이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금융권이 여전히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만기 도래하는 대출 채권을 소화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의 판단이다.
세빌스의 윌리엄 뉴솜 밸류에이션 헤드는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출자들이 지나치게 투자 대상을 까다롭게 가리는 데 있다”며 “이와 함께 대출 요건이 엄격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회사는 특정 자산은 물론이고 투자 시장까지 신중을 기해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움직임이다.
가령 비은행 금융회사는 독일 부동산 투자를 꺼린다. 독일 은행권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가격을 부르기 때문. 북유럽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이 회피하는 시장이다. 반면 영국과 프랑스 등은 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 의욕을 보이는 곳이다.
악사(AXA)의 이사벨 세마마 부동산 부문 헤드는 “시장이 정상 수위를 회복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