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우유 완제품 메이커들이 '재고 비상'에 걸렸다.
지난해 하반기 구제역의 여파로 우유 공급에 발을 동동 굴렸던 우유업계가 불과 반년만에 상황이 역전되면서 지금은 오히려 우유가 남아서 재고관리에 고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등 우유 메이커들은 회사별로 일부 차이는 있으나 완제품 재고 비율이 예년에 비해 10%정도 더 쌓였다는 것. 이들은 재고관리 자체가 급 현안으로 부상, 시장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들 한다.
국내 우유수급시장의 이같은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무관세(할당관세)로 유제품이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어 업계 고민은 이래저래 깊어지고 있다. 원유를 생산하는 낙농가들의 피해도 깊어지는 추세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유업계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3월 신학기가 시작돼 급식물량이 대폭 늘어났음에도 우유 수요가 생산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 총 생산량은 24만 9795톤으로 지난달 재고물량을 포함하면 총 28만 9178톤에 달한다. 하지만 총 소비된 우유는 23만 5561톤에 불과해 결국 5만 3617톤은 고스란히 재고로 남겼다.
이는 지난해 9월 재고물량인 5708톤에 약 10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를 비롯, 빙그레 등이 상대적으로 재고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우유업계 재고물량은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걸어왔다. 지난해 11월 기준 7063톤에 달했던 재고물량은 12월 1만 8467톤, 지난 1월 3만 9383톤, 2월 5만 3617톤으로 급격하게 상승했다. 메이커들의 수요예측이 다소 엇나간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재고물량은 경영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불편해 한다. 우유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데다 무관세 유제품의 국내 반입물량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상황은 새학기가 시작되는 이달 들어서도 호전되기는커녕 점차 악화되는 모양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겨울철에 우유소비가 감소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막대한 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구제역 파동에서 대부분 회복됐음에도 소비량은 좀처럼 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당시 우유를 구매하기가 힘들어지자 두유로 전환했던 소비자의 입맛이 좀처럼 우유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구제역에 따른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인공수정을 못했던 젖소들이 최근 새끼를 낳으면서 우유 생산량은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게다가 또 다른 문제는 우유 생산량의 약 20%를 소비하는 전지분유와 탈지분유가 여전히 할당관세를 적용해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4만4200t에 이어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에도 4만여t을 할당관세로 들여오기로 했다.
우유의 주요 수요처였던 주요 베이커리 업계 등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우유크림, 분유 등을 사용하는 상황. 결국 우유업계에서는 재고를 통해 전지분유나 탈지분유 등을 만들어도 고스란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다.
지난해 구제역 파동 당시 우유의 수급불안에 대비하기 위해 실시됐던 할당관세가 오히려 우유업계의 목을 조이는 상황이다.
국내 선발 우유 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할당관세로 들어오는 유제품과 국내 생산 유제품은 아예 가격 경쟁이 되지 않는다”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손해를 보면서 악성 재고를 정리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우유업계는 할당관세 유제품을 통해 원가를 일부 절감하고 있지만 낙농가가 체감하는 불만은 더욱 크다. 생산업체에 납품하는 원유 생산량이 당초 목표를 넘어서면 이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구제역 사태 이후 우유 생산량이 호전되고 소비자의 불안요인이 있는데 무관세로 유제품을 들여오면 낙농가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하반기에는 유제품 할당관세를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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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