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핌=김홍군 기자] STX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한고비를 넘어가고 있다. 올해 갚아야 할 1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해외 조선소의 지분 매각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주력인 해운과 조선부문의 더딘 시황회복으로 유동성 위기의 파고를 딛고, 쾌속항해로 나아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조2000억 회사채 중 8700억 상환 및 확보
24일 STX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최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2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오는 7월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의 회사채 상환 등에 쓰여질 예정으로, 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TX엔진도 회사채를 발행해 오는 4월 만기가 도래하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할 예정이다. 앞서 ㈜STX와 STX조선해양은 올 들어 각각 2500억원, 22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한 바 있다.
이로써 STX그룹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의 73%(8700억원)를 이미 상환했거나, 상환계획을 확정했다.
나머지 3300억원은 소액으로 나눠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상환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STX그룹은 설명하고 있다.
STX그룹 관계자는 “회사채와 BW 발행 등을 통해 올해 만기되는 회사채를 차질 없이 상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STX OSV 실적호조..지분매각 호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해외법인의 지분매각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STX가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STX OSV는 지난해 매출액 124억100만NOK(약 2조4517억원), 영업이익 2207백만NOK(약 436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은 4%, 영업익은 83% 증가한 것으로, 영업이익률은 18%에 달한다.
지난 2007년 인수한 STX OSV는 특수선을 전문으로 하는 조선사로, STX가 5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TX가 STX OSV의 지분을 매각할 경우 7000~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 OSV 지분매각에는 JP모간과 스탠다드차타드(SC)가 공동 매각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외 20여개 인수후보자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조선ㆍ해운시황이 문제의 중심
문제는 주력인 조선과 해운부문의 시황이다.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TX팬오션은 지난해 시황악화 및 유가급등으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40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STX팬오션은 4분기 선박 2척에 대한 처분이익(300억원 추정)이 반영되며 200억원 가량의 영업흑자를 올렸지만, 연간 적자를 피하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현금배당도 올해는 어렵게 됐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지난 22일 현재 벌크선운임지수(BDI)는 704포인트로, 연 초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달 초에는 1986년 8월 이후 26년만에 최저치인 662포인트까지 낮아지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벌크선 시황악화로 STX팬오션은 상반기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며, 하반기 시황회복 상황에 따라 턴어라운드 여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BDI가 바닥까지 떨어져 상반기까지는 어렵겠지만, 선박 공급과잉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며 “연간으로는 손익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력인 조선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STX조선해양과 STX다롄, STX유럽 등 STX그룹의 국내외 조선 계열사들은 지난 82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당초 목표로 했던 150억 달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실적이 좋지 않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가수주도 실적악화의 원인이다.
올해는 강덕수 회장의 수주 올인 전략에 따라 150억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주력인 벌크선과 유조선 등 범용 상선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도 치열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STX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당장의 빚은 갚아 나가고 있지만, 재무구조가 근본적으로 개선되기 위해서는 주력인 조선과 해운의 시황이 나아져야 한다"며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STX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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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