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은행권이 유동성 위기에 몰린 가운데 미국 대형은행이 글로벌 트레이딩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럽 은행권이 자금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과 리스크 축소에 적극 나선 사이 글로벌 금융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미국 금융위기에 이어 또 한 차례 반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
14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JP모간과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9개 미국 대형 투자은행의 글로벌 트레이딩 점유율이 지난해 4분기 66%를 기록, 전년 동기 56%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3분기 60%의 점유율을 기록한 데 이어 증가 추이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간스탠리의 트레이딩 시장 점유율이 전년 대비 6%포인트 확대, 몸집을 가장 크게 불렸다.
반면 UBS와 도이체방크, 크레디트 스위스 등 유럽 9개 투자은행의 글로벌 트레이딩 규모는 4분기 19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2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1분기 520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바클레이스와 크레디트 스위스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5%포인트 하락, 가장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위기가 악화되는 사이 유럽 은행권은 위험 자산 및 비즈니스를 축소하거나 매각에 나섰다. 도이체방크가 트레이딩 리스크 노출을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일부 채권 트레이딩 영업에서 발을 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기 모츠코스키 애널리스트는 “주식과 채권 상품 등 글로벌 트레이딩 부문에 새로운 트렌드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고, 이는 미국 금융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상황은 지난 2008년 주택버블이 붕괴되면서 미국이 금융위기를 맞았던 당시와 상반되는 것이다. 당시 미국 은행권이 위험 노출을 줄이고 자본 확충에 집중하는 사이 유럽 은행권이 시장을 장악했다.
하지만 이번 역전은 가까운 시일 안에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비니아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유럽 은행권이 특정 비즈니스에서 발을 빼고 있고, 이는 미국 금융권에 커다란 기회”라며 “최근 상황이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