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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호 금투협 회장, 8년의 공과(功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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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
[뉴스핌=노희준 기자]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이 3일 금투협을 떠난다. 황 회장이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36년만에, 협회장을 맡은 지 8년만이다.

황 회장의 지난 8년에 대한 평가는 161개 회원사 수 만큼이나 엇갈린다.

자본시장 선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쉼없이 뛰었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보다는 금융당국의 '거수기'에 머무르거나 업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공(功)-자본시장법제정, 국내자본시장 국제적 위상 제고

황 회장의 지난 8년 발자취에서 가장 큰 성과로는 '자본시장법 제정'이 꼽힌다. 황 회장은 지난 2004년 증권업협회 회장 시절부터 자본시장법제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정부와 국회가 자본시장법을 제정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업계 숙원사업이었던 자본시장법 제정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전환점을 맞았다. 그간 증권, 자산운용, 자문, 선물, 투자신탁 등으로 구획돼있던 금융산업의 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영역을 금융상품화 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데 앞장선 것이 황 회장이다.

황 회장 스스로도 전날 이임사를 통해 "당시 관련 법규 조문 하나 바꾸는 데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던 상황을 감안할 때 자본시장법 제정은 실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고 돌아봤다.

자본시장법 제정만으로도 국내자본시장 선진화와 금융서비스 산업 도약의 발판을 구축해 은행권과의 균형발전의 토대를 구축했다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황 회장은 국내 자본시장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 데도 힘을 기울였다. 2009년 동경과 상해를 시작으로 3년 연속 아시아지역에서 국내 자본시장설명회를 개최했다.

그 사이 황 회장은 아시아투자자교육연맹(AFIE) 창립 및 초대회장(2010년), 국제투자자교육연맹(IFIE) 회장(2010년)을 맡았고 지난해에는 아시아 지역 최초로 국제증권업협회협의회(ICSA) 회장에 선출돼 국내자본시장을 국내외로 알리는 데 일조했다.

아울러 2009년 증권업계의 지급결제서비스 도입도 성사시켰다. 증권사의 업무 영역을 확장하고 은행과의 업무 경쟁구도에서 밀리지 않게 했다는 평가다.

퇴직연금의 활성화와 장기분산투자 캠페인을 통해 투자문화를 정착하고 자본시장의 수요기반을 확충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 과(過)-금융당국 확성기, 운용업계 등 상대적 소외

반면 황 회장의 과(過)에 대한 지적도 적지않다. 이는 무엇보다 박종수 신임 금투협 회장의 선출 결과가 보여준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선 회원사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금투협이 금융당국의 확성기 역할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국의 눈치를 보며 민관의 조정자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업계 위에서 군림했다는 평가다.

민경윤 현대증권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11일 금투협,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노조가 공동으로 협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원사 회비로 운영하는 협회가 협회와 상관도 없는 G20정상회담에 돈을 쏟아부었다고 비판했다.

ELW(주식워런트증권) 불공정 거래 혐의로 증권사 CEO 12명이 기소됐던 'ELW사태'에서도 초기에 노심초사하던 업계와 달리 다소 느긋한 입장을 보여 업계로부터 빈축을 사기도 했다.

황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사태 초기부터 착실한 준비와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도 증권사 사장들의 '무죄' 선고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협회는 뭐햐냐"는 볼멘소리가 사태 초기 업계 전반에 확산됐던 게 사실이다.

금투협이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는 업권간 통합과 중재 역할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중심으로 협회가 운영되면서 상대적으로 자산운용업계나 선물업계가 소외됐다는 비판이다.

한 운용업계 팀장은 "협회가 출범한 이후로 자산운용업계는 많이 소외됐다"며 "홍보조직도 변변치 않은 운용업계에서는 언론과의 컨택(연락) 포인트도 제대로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아쉬움으로 드러냈다.

협회 노조와의 '불편한 동거'역시 황 회장이 크게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라는 평가다. 통합협회 출범 6개월만에 노조 통합을 이뤄냈지만, 속도만큼 소통은 원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노사관계의 기본적인 관계설정이 잘 안 돼 있었기 때문에 조직이 상당히 분열되고 힘들었다"며 "노조 통합 역시 노조와 직원들이 주축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황회장은 용산고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거쳐 지난 1976년 대우증권으로 업계에 입문했다. 1999년 대우증권 부사장을 거쳐 2003년까지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2004년 한국증권업협회 회장을 시작으로 2009년 금투협 초대회장으로 선출돼 8년간 협회를 이끌며 금융투자업계 수장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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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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