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지서 기자] "배가 순항하기 위해서는 선장의 능력과 배의 기능, 날씨가 모두 조화를 이뤄야합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헤지펀드도 마찬가지죠"
한국형 헤지펀드의 장·단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한 연구원은 업계와 당국 모두의 노력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관투자자의 시장참여와 유연한 시장환경 조성이 최대 과제로 손꼽혔다. 아직 '큰손'들의 움직임이 둔한 만큼 성과를 통해 이들을 유인해야 하는 것이 헤지펀드의 중·장기적인 해결 과제란 것. 또한 '한국형'이란 수식어를 떼고 글로벌 헤지펀드들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을 구성해 주는 것도 당국의 주요 과제로 언급됐다.
◆기관투자자 참여, 시장 정착위한 전제조건
최근 우정사업본부는 '헤지펀드 형'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절대수익에 대한 니즈를 고스란히 보여준 셈. 특히 지난해 세미나를 통해 업계 관계자들과 헤지펀드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을 정도로 연기금 중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언급하는 데는 자제하고 있다. 이는 국민연금이나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여타 기관들도 마찬가지.
관심은 있지만 트렉레코드가 없는 국내 헤지펀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기금 관계자는 "헤지펀드 보다는 '절대수익'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며 "헤지펀드에 투자한다면 아직은 국내 상품보다 해외 상품에 관심이 더 많은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의 참여가 절실하다.
김종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공적 연기금의 헤지펀드 투자비중이 약 6.5%임을 감안하면 향후 3년에서 5년사이에 국내 주요 연기금이 헤지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는 순자산 대비 0.5%에서 최대 1% 수준"이라며 "이를 지난 연말 순자산 규모로 환산하면 약 1조 7000억원에서 3조 40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해외사례로 추정한 초기 헤지펀드 시장 규모지만 확실한 시딩 주체가 존재한다면 시장이 좀 더 빠른 시일내에 안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고민을 안고있는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는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국민연금이 부동산 상품에 큰 관심을 보인것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데서 기인한다"며 "저금리시대, 커져가는 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금리를 초과하는 안정된 저수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헤지펀드는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처음 PEF가 등장했을때도 기관을 비롯한 당국의 인큐베이팅이 큰 도움이 됐다"며 "헤지펀드의 정착을 위해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인큐베이팅과 이를위한 운용력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 운용업자 인가조건, 단계적 완화 필요
업계 관계자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제도적 보완책은 현재보다 완화된 운용업자 인가조건이다. 특히 국내 운용업자의 진입장벽을 우선적으로 낮추는 제도개선 노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초기 진입장벽을 낮춘다고 해도 취약한 국내수요 기반과 헤지펀드 인프라를 감안했을 때 소규모 헤지펀드가 난립할 가능성은 낮다.
김 연구위원은 "시장 초기에 비슷한 투자전략을 사용하는 헤지펀드들만 존재할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제도개선을 통해 시장 경쟁을 유도하면 다양한 유형의 헤지펀드가 등장하고 이 과정에서 선진화되는 자산운용업계의 발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같은 업계 의견을 반영해 금융당국은 앞서 헤지펀드 운용사 수탁고 기준을 1년간 일몰제를 적용하겠다고 언급했다. 현재는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자격기준이 '사모펀드+공모펀드+일임자산 수탁고 합계 10조원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지만 1년 후에는 10조원이 안되는 운용사들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하겠다는 속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1년 일몰제를 환영하면서도 좀 더 넓은 폭의 규제완화를 바라는 모습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중소형 자산운용사 입장에서 보면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현실적으로 10조원 기준을 낮춘다 하더라도 헤지펀드 시장에 쉽게 뛰어들 수 있는 현실이 아니다"라며 "헤지펀드가 다른 상품에 비해 인력과 시스템, 노하우 측면에서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때문에 10조 기준 없이도 운용주체의 필터링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현실적으로는 개인고객들의 참여 기준도 다소 완화될 필요가 있다"며 "기관투자자는 물론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절대수익'에 대한 니즈가 확실한만큼 헤지펀드를 제대로 알고 투자할 수 있게 한다는 조건 하에서 투자기준 역시 낮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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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