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장금리 자극해 기준금리 인상요인으로 작용
[뉴스핌=김민정 기자]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기준금리나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 카드가 있지만 어느 하나 꺼내기가 쉽지 않다. 유로존 위기와 경기침체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데는 모험이 필요하다. 대안으로 지준율을 올리면 되지만 효과도 제한적인 데다 기준금리 인상을 자극할 수 있어 역시 부담된다. 그렇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큰 결단이 필요해 지준율 인상이 최근 이슈로 떠올랐다.
지준율은 금융기관의 예금 등 채무의 일정비율을 지급준비금으로 중앙은행에 예치하도록 하는 것으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서도 물가상승 억제효과를 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소비자물가를 3%대에서 잡겠다"며 새해부터 물가안정을 강조하자, 한은은 무슨 수단이라도 써야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지준율 인상 이야기가 나왔다. 한은이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2012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에서도 통화정책 및 금융안정 수단으로서 지급준비제도의 활용 가능성 및 운용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지준율 인상 전망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한은은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당장 지준율이 인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반박한 이유는 지준율 인상으로 물가 관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또, 지준율을 인상하면 시중금리도 움직이게 돼, 현재 연 3.25%의 기준금리가 시장금리와 맞지 않는다.
한은 관계자는 “지준율을 변동하게 되면 시장금리가 변하는데 현재 레벨로 보면 지준율을 인상해 시장금리가 오르면 현재 기준금리가 맞지 않다”고 했다.
결국, 지준율을 인상하게 되면 기준금리 인상이 수반된다는 얘기다.
그는 “당장 지준율 인상을 하지 않는다고 이미 해명한 바 있고, 지준율 인상만 가지고는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시각도 지준율 인상은 부정적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지준율이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며 “국내에서 통화정책 수단의 중심은 기준금리며, 기준금리 인상 없이 지준율 인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한다면 높아지는 콜금리를 기준금리에 맞추기 위해 다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다만, 한은 입장에서는 최근 지준율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 나쁠 것이 없다고 여겨진다”며 “한은이 금리 정상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왔으나,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 한은의 금리정상화 의지에 대한 긴장감을 높일 수 있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준율 인상을 점치는 시각도 여전하다.
증권사의 한 채권매니저는 “정부가 나서서 물가안정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준금리를 건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한은이 지준율을 인상시킬 수도 있다고 본다”며 “지준율을 인상시키고 당장은 아니어도 기준금리 정상화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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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민정 기자 (thesajah@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