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선택권 확대·중소형 운용사에겐 기회
- 강제성 없어 실효성에 의문...향후 바터 등 편법 우려도
[뉴스핌=정지서 노희준 기자] 금융당국이 계열사 펀드판매에 제동을 걸고 나선데 대해 운용업계 반응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간 계열사 몰아주기가 성행했던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는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계열 증권사와 은행 등을 갖고 있는 운용사의 경우 '역차별' 우려를, 판매채널 확보가 어려웠던 외국계와 중소형운용사의 경우 '실효성' 의문을 달았다.
또한 당국의 규제에 대해 계열사 비중이 높은 판매사간의 이른바 바터(barter, 맞교환) 등의 편법 성행 여부도 주의깊게 짚어봐야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8일 금융위원회는 판매 채널 간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펀드 선택권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펀드 판매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회사들이 펀드를 판매할 때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를 차별적으로 우대하면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돼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는다. 계열사 펀드를 판매할 땐 다른 운용사의 비슷한 펀드를 고객에게 반드시 함께 소개해야 하며 계열사 펀드 선택에 있어 인센티브 제공 관행도 없애도록 했다.
이같은 방침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중소형 운용사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시장 과점화 해소에도 도움된다. 다만 명확한 기준 없는 제도의 실효성과 솜방망이식 규제는 업계의 관행을 바로세우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 외국계·중소 운용사 환영...공격적 마케팅 시작될 듯
중소 운용사들은 이같은 선진화 방안을 일제히 환영하고 있다. 그간 금융권 계열사 없이는 판매채널 확보가 녹록치 않았기 때문이다.
A운용사 관계자는 "계열 판매가 강력하지 않은 중소형 운용사를 비롯해 업계 전체적인 발전에도 긍정적인 제안"이라며 "고객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운용사 입장에서 잃고 시작했던 판매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고 밝혔다.
지난 9월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계열 자산운용사 펀드 상품 판매비중은 73.5% 수준. 신한은행(69.8%)과 삼성증권(54.9%), 국민은행(52.0%) 역시 높은 판매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B운용사 관계자는 "그간 운용업계에서 일부 계열사의 지나친 몰아주기가 큰 문제가 돼 왔다"며 "무엇보다 수익률이 안좋아도 계열사의 강력한 프로모션으로 고객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각 운용사들은 이번 기회에 판매 창구를 넓힐 수 있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선진화 방안을 발판삼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라며 "수익률이 좋거나 특화된 상품을 중심으로 광고를 포함한 마케팅 관련 계획을 보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계열사 펀드 판매 "이유 있다"...역차별 가능성도
하지만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은 역차별 가능성을 우려한다. 당국의 선진화 방안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금융권 계열사를 소유한 운용사 상품들이 되레 소외될 수 있다는 것.
D운용사 관계자는 "수익률이 좋지 않은 펀드를 계열사 상품이란 이유로 판매하는 것은 문제지만 펀드 수익률이 좋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내년부터는 KPI(핵심성과지표) 등을 활용하기 때문에 의도적인 밀어주기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계열사의 펀드판매가 가진 장점도 언급됐다.
E운용사 관계자는 "펀드 판매는 단순히 고객을 호객하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펀드판매 교육부터 AS까지를 포함하는 과정"이라며 "같은 계열사 판매가 이같은 펀드 서비스 부분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는 고객들이 똑똑해져 계열사 펀드라고 무조건 밀어줄 수도 없다"며 "지나친 판매 비중에 대한 조절은 필요하지만 계열사 상품 판매를 무조건 나쁘게 보는 시각은 수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애매한 규제기준, 실효성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선진화 방안의 실효성에 대해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일단 조치가 나온만큼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이 주춤해지긴 하겠지만 어느정도 파급효과가 있을는지는 미지수란 지적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당초 방카슈랑스처럼 25% 비율로 규제하자는 얘기도 있었지만 이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업계를 고려해 구체적인 비율이 제시되진 않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얼마만큼의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내다봤다.
계열사 비중이 높은 판매사끼리 짝짓기해 밀어주는 바터 판매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됐다.
D운용사 관계자는 "가령 계열사 판매비중이 비슷한 KB와 신한이 바터를 통해 상대편 상품을 밀어주는 편법이 성행할 수도 있다"며 "발생할 수 있는 편법에 대한 금융당국의 꾸준한 감시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선진화 방안의 성공 여부는 현실적으로 규제 기준이 제시될 수 없는데다 강제성이 부족한 만큼 감독당국의 의지로 귀결된다는 판단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운용업계과 자칫 위축될 수 있는 펀드시장을 고려한 것"이라며 "공시를 의무화 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감독, 실효성을 극대화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정지서 기자 (jag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