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이기석 기자]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의회 특결위원회(수퍼위원회)의 논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지만 걱정했던 대로 미국의 추가적인 신용등급이 강등으로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 무디스와 S&P가 불똥이나 튀지 않을까 서둘러 신용등급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앞다퉈 내놓으며 시장을 다독거렸다.
피치도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될 여지가 있다는 식의 경고를 보냈으나 '잽' 수준에 불과했을 뿐, 신용등급 자체가 강등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가두리를 쳤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유로존 위기에 대한 해법이 지리멸렬하자 미국 수퍼위원회의 합의 무산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스나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이미 갈데까지 가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매입에 만기상환의 가파른 고개를 턱에 숨이찬 듯 헐떡이며 겨우 넘기는 상황이고 정치적으로도 정권교체 등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거리투쟁까지 거세진 터라 산넘어 산인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일말의 기대를 저버리고 석달간의 평행선 끝에 결국 최종시한을 앞두고 합의 실패로 귀착되자 글로벌 시장은 새로운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뉴욕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가 2% 이상 급락한 것이 단적인 예이며, 10년물 국채금리가 2.00%를 다시 하회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 위험회피 심리가 시장을 온통 지배했다. 유럽주식시장의 경우 3% 이상 급락했고, 아시아시장 역시 이틀 이상 약세에 멍들고 있는 상태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감세를 주조로 하는 소극적인 재정적자 감축을 펴고 있는 야당인 공화당의 주장과 부자증세까지 포함한 대폭적인 재정적자 감축안을 들고 나온 민주당의 차이는 좁혀지기 쉽지 않은 상태이다.
전임 공화당 부시행정부가 이라크 전쟁과 글로벌 위기 자초로 재정적자를 1조달러 이상 늘려놨지만 현재 정권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고실업과 경제난을 극복하지 못한 여당인 민주당의 책임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내년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 민주 양당이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쉽지 않은 길"이라며 의회가 지속적으로 해법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미국 의회는 지난 8월 합의한 대로 오는 2013년 1월 1조 2000억달러 규모의 재정지출 자동삭감안이 시행될 때까지 적자 감축안에 대한 논쟁을 계속 치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미국 의회의 논쟁이 심화되고 갈등이 깊어질 경우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리더십 위기가 오게 되면, 오바마의 경기 부양책 시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는 한층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방문 중인 워렌 버핏이 "유로존은 지난 2009년 글로벌 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보여줬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유럽 국채에 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일갈한 것과 같이, 자칫 미국 역시 미온적인 재정개혁안으로 글로벌 경제의 위기를 자초한다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미국 수퍼위원회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실패
22일 국제금융센터(소장 이성한)는 미국 수퍼위원회 관련 보고서를 통해 미국 수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안의 합의도출 실패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계가 재정적자 감축안을 합의하는 데 실패한 원인은 공화당이 부시 행정부가 추진했던 감세 조치 연장을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증세 없이는 비용삭감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공화당은 세율을 인하하는 대신 한계세율(marginal tax rate)을 적용해 세수를 2500억 달러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민주당은 의료혜택 축소와 함께 부유층에 대한 증세가 없으면 정부지출을 삭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적자감축안 합의 실패 이후 정치적으로는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이다.
실제로 CNN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이번 합의 실패의 책임이 공화당에 있다는 응답이 42%로 민주당에 있다고 답한 32%보다 높게 조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이번 적자감축 합의 실패로 일단 정부 지출을 강제로 자동삭감하는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통과된 예산통제법(Budget Control Act: BCA)은 특별위원회의가 합의에 실패하거나 합의 금액이 1.2조 달러에 미달하는 경우 합의 금액과 1.2조 달러의 차액만큼 정부 지출을 강제로 삭감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방위비의 일률적 삭감에 대해 펜타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계에서는 벌써 강제삭감 방안을 수정하려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은 강제삭감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재정적자 감축안 실패 후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의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는 등 시장에 안도감을 부여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일단 무디스는 1조 2000억달러 규모의 강제삭감을 포함한 정부부채 한도 확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수퍼위원회가 추가 삭감에 실패하더라도 미국이 최고 신용등급 지위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S&P도 합의도출 실패 발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신용 등급을 AA+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9월 447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제시한 방안 역시 공화당의 저항에 부딪히면서 미국의 경기둔화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의 김종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미국 수퍼위원회의 재정적자 감축안 합의 실패가 신용등급 강등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 방안이 의회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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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우동환 이기석 기자 (redwax@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