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회사 내부적으로는 급성장한 게 문제가 된 것 같다. 이 때문에 현재 자금부족 현상이 여기저기 일어나고 있다".
생활용품 전문기업인 락앤락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관련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런 상황이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라 '밑빠진 독에 돈붓기'가 맞는 듯 하다.
이 관계자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 여러 곳의 시설투자로 인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유상증자로 135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오는 2013년까지 해외법인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말 락앤락은 시설투자 목적으로 무려 13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락앤락은 보통주 500만주를 2만7000원에 새로 발행하게 된다. 현재 유통되는 락앤락 주식이 총 5000만 주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주식 10% 이상 증가하는 셈이지만 신주 발행으로 10% 주식 희석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관계자의 전언처럼 락앤락은 최근 몇년 사이 급성장하며 국내를 넘어 중국, 베트남에 잇따라 공장 증설을 서두르며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주가 상승기에 유상증자를 하면 자본금을 더 확보할 수 있지만, 하락기에 실행하는 것은 그만큼 회사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상장 이후 3500억원의 자금흐름은?
락앤락의 추가투자금 확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국내 증시 상장과 동시에 무차입 경영 포부를 밝히며 시장과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지만 운용자금차입금이란 명목의 끊이지 않은 은행 대출로 결국 차입경영으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락앤락의 은행 차입은 현재 우리은행 100억원, 신한은행 200억원, 씨티은행 100억원으로 총 400억원을 대출을 받았다. 현재는 홍콩 증시상장이 철회됐지만 당시 연기되면서 투자금을 은행에서 조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아산과 안성공장, 중국, 베트남 공장 등에는 오는 2013년까지 시설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올해 국내 공장 두곳에 6억2250만원이, 2012년 국내 공장과 베트남에 124억450만원을, 2013년 4억7300만원이 각각 소요될 예정이다.
지난해 초 유가증권에 상장한 락앤락은 공모자금 1570억원을 차입금 상환과 시설투자로 모두 소진했다. 재무 상황만 쪼개 놓고 보면 추가 시설 투자에 자금줄은 필요한 상태다.
경기 변동성이 큰 상태에서 외화 차입을 결정하거나 이자비용을 부담하며 외부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주주가치 방어에 대한 경영진 의지에 시장 회의감이 짙어지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또한 지난 2월 홍콩증시 상장계획을 발표했다가 철회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최근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회사측 가이던스(전망치)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투자자와 소통이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시장의 평가는 '싸늘'
이 때문일까. 락앤락 주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후 빨간불이 켜졌다. 당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주가는 현재 3만3000원대를 밑돌고 있다. 수급마저 현저히 떨어져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매년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영업으로 들어오는 현금이 투자금을 조달하기 역부족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시장에선 신규 시설 투자금 확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결국 유상증자 소식 이후 시장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하다. 시장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오점을 남겼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는 주주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이 문제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홍콩 상장 계획에 대한 철회 공시 이후 향후 자금 조달에 대한 계획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투자 판단에 혼란을 가중시키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송치호 동양종합증권 연구원도 "최근 내수주가 부진한 점을 감안한다면 부정적인 뉴스"라면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신뢰성 낮아질 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으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적어진 상황에서의 추가 적인 이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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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