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안보람 기자] 은행권 예금금리 인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불안, 저축은행 부실 등으로 은행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반면 은행 자금운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막히면서 은행권의 자금잉여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금리가 지나치게 낮아지면서 채권을 들고 있어봐야 손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조달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다.
3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안전자산 선호로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 자금잉여 상황이지속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실, 주식시장 및 부동산 시장의 불황 등도 돈을 은행으로 향하게 하는 원인이다.
반면, 가계대출의 빠른 증가를 막겠다는 정책당국의 의지는 은행으로 몰린 돈을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후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채권으로의 운용도 녹록치 않다. 일각에서는 "채권을 들고 있으면 손실"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단고장저'의 형태로 커브가 역전되면서 장단기 듀레이션 조적이 쉽지 않고 돈이 많아 금리방향 예측도 어렵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전언이기도 하다.
실제 은행권 조달금리는 4%에 가까워졌다. 은행연합회가 고시한 신규 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금리는 7월 기준 3.80%로 6월보다 0.10%p 올랐다. 지난 7월만해도 예금금리 인상이 반영되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반면 8월 들어 시장금리는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는 국고 1년물을 전날보다 1bp 내린 3.46%에, 3년물을 3bp 내린 3.48%에 고시했다. 5년물도 3.61%로 5bp 하락했으며, 은행들의 단기운용처인 통안 2년물 역시 3.61%로 3bp 하락했다. 7월 마지막 거래일(7월 29일)과 비교하면 22~41bp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자연스레 예금금리 하락을 전망한다. 시중은행의 자금부 관계자들 역시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예금금리는 결국 시장금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매니저는 "은행권이 자금이 많은데 일부 MMF에 넣었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예금금리가 내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예금금리가 여전히 4%대 초반으로 높은데 자금수요는 없는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까지 등장해서 아주 골치 아픈 상황"이라 덧붙였다.
A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해외시장이 어수선하고, 국내는 유동성이 풀린 상황이라 대체로 잉여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금의 과잉상태가 지속되면서 운용이 벅차면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B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대출이 특별히 줄진 않았고 예금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장단기 금리차가 낮아 운용이 어렵다"며 "시차를 두고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대고객 관계를 생각하면 예수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현재의 비정상적인 금리 상황이 지속되면 소폭이나마 예금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C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올 초 예대율 때문에 자금을 조달했는데 대출규제가 나오면서 기름에 물 붓듯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일단 단기 자금조달을 줄이고 있고 예금금리를 내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고 전했다.
D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조달금리는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만큼 최근 글로벌 경기의 움직임은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연동해 끌어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 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은행은 기본적으로 조달한 금리를 대출로 운용을 하는데 대출이 막히면서 잉여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가급적 예금유치 규모를 축소해 잉여 수준을 줄이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예대율을 맞추려면 예금을 안 받을 수 없고, 예대금리는 결국 시장금리에 연동할 수밖에 없다"며 "고객관계를 감안하면 계속 낮출 수는 없겠지만 시장금리 하락에 맞춰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빠른 대출 증가를 제한하기위해 우대금리를 없애는 등 실질적으로 대출 금리를 높이는 상황에서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것. 은행권의 예대마진 확대에 대해 일각에서는 "남의 돈으로 쉽게 돈 번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는데 가계대출 규제로 오히려 그런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D은행 자금부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리면 예금금리 뿐 아니라 대출금리도 내려간다"며 "은행권이 예금금리는 낮추고 대출금리는 높인다는 일부 지적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경기불안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될 경우 경우에 따라 대출 금리는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반대로 움직일 수 있음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 채권시장관계자는 "은행권으로 자금은 들어오는데 나갈 곳이 막혔다"며 "정책당국이 내놓은 대책이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리고 예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번 대책은 은행권이 예대마진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인다"며 "가계부채가 서민들의 실질소득을 줄인다는 차원에서 국내 경제에 부담요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대로 가면 가계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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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