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미국 의회와 백악관이 향후 10년 동안 최소 2조 1000억 달러, 나아가 여야 합의 시 2조 4000억 달러 정도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법안을 가결했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재정적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 법안에 따라 10년 동안 최대한 재량 지출 등을 줄인다고 해도, 미국 재정적자는 더 늘어나게 되어 있으며, 그 뒤에도 계속 빠른 속도로 악화된다는 것이 공식적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3일자 뉴욕타임스(NY Times)지는 미국 정부가 의료보험에 대한 재정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이상, 현재로서는 미국 정부 지출과 적자는 갈수록 더 빨리 늘어나게 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점에서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조만간 강등한다거나 앞으로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번 양당의 합의에 대해 '티파티(Tea-Party)' 보수 의원들이 다수 반대한 주된 이유도 바로 법안이 재정적자 문제 해결에 불충분하다는 점이었다.
랜드 폴 공화당의 켄터키주 상원의원은 지난 1일 자신의 채무법안에 대한 반대의 배경을 담은 공개서한을 통해 "현재 여야의 타협을 통한 채무 상한 확대로는 절대 재정적자의 '나락'으로 가는 행보를 멈출수 없다"면서 "그 속도를 80마일에서 60마일 정도로 줄이는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 동안 공화당 측은 재정적자를 주로 지출 억제를 통해 이루자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지출 축소와 함께 세수를 늘리는 과세를 통해 이루자는 입장이었다. 이들 양당은 2012년 대선에서 국민들의 뜻을 묻자면서 벼랑전술을 펼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타협안에 대해 "절대로 이번 타협한 내용이 좋아서가 아니라, 이번 타협으로 인해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큰 선불금을 내면서 균형재정 계획으로 가는 강한 유인을 마련한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미국 의회 예산국은 연방재정 적자가 2021년까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그 주된 증가 요인은 바로 의료보험과 사회보장 지출이다.
통상 경제전문가들은 한 나라의 공공채무가 GDP의 100%를 넘는 수준은 유지 불가능하다고 본다.
독립분석기관이나 전문가들은 향후 10년간 약 4조 달러의 재정지출을 줄여야만 GDP 대비 채무 비율이 안정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바로 이 규모가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의 '그랜드 바겐'의 기초 목표이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출 감축 목표선으로 제시한 규모이다.
지금 미국 여야가 합의한 것처럼 2조 1000억 달러를 줄이게 되면 10년 후에 미국 재정적자는 GDP의 80%에 이르게 되며, 계속 증가하게 된다.
이 전망은 부시의 감세가 계속 연장되는 것을 감안한 것이지만, 민주당이 감세 연장을 중단시키는데 성공하더라도 10년 뒤 비중은 76%에 도달하게 된다.
한편, 이번 양당 합의로 인해 재정지출이 실질적으로 줄어들게 되고 큰 그림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간 것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의원들도 있지만 과거에도 재량지출을 줄이자고 해놓고 이러저러한 예외조항을 만들고 결국 아무런 의미있는 지출 축소에 성공하지 못한 경험도 있는 만큼, 여야 합의가 미국 적자 문제에 아무런 해결책도 되지 못할 것이란 날선 비판을 제기하는 의원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뉴스핌 Newspim]김사헌 기자(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