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증권사가 전화 한통으로 쉽게 돌릴 수 있던 콜머니, 소위 '급전'을 마음 놓고 쓰기 어렵게 됐다.
초단기 자금인 '콜머니'의 과도한 활용이 금융권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금융위 등 금융당국이 뒤늦게나마 한도를 축소하고 나섰다.
금융위와 금투협은 최근 증권사 콜차입(콜머니) 한도 축소를 골자로 한 모범규준 개정안을 만들어 증권사 콜머니 월평균잔액 한도를 기존 자기자본의 100% 이내에서 25% 이내로 축소키로 했다.
이에 자기자본 규모가 적은 중소형 증권사에 일시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콜자금 대안으로 거론되는 RP(환매조건부채권)나 CP(기업어음)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또 콜자금 공급의 주요 주체였던 자산운용사와 은행의 자금활용 방안 및 채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 증권사들, "콜거래 짭짤했는데..." 아쉬움
사실 증권사들에게 콜머니는 상당히 유용한 자금조달 수단이다. 전화 한통만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고 금리도 상당히 저렴하다.
이에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평소 자기자본 대비 60~70%의 콜차입을 유지해 왔다. 최근처럼 신용공여가 확대될 때는 한층 요긴하게 쓰인다.
지난 4월 증권사들의 콜머니 월평균잔액만 놓고 보면 37.6% 수준. 하지만 회사별로는 천차만별이다.
회사별 리스크 노출 우려에 따라 금융당국이 전체 통계만 냈을 뿐 회사별 평잔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가장 높은 평잔을 유지한 증권사의 수치는 82% 수준으로 확인됐다. 또 70~80%대의 높은 콜머니 평잔을 유지하는 곳도 6곳이나 될 정도로 일부 증권사들에 한해선 콜머니가 과도한 상태였다.
최근 증권사들의 채권 보유액이 커진 것이 콜차입이 늘어난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CMA나 금융상품 판매가 늘면서 증권사들의 각종 장단기 채권 보유가 늘었고, 서로 매칭되지 않는 결제일에 대해 증권사들이 이 간극을 메꾸기 위해 콜머니를 활용해 온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분기 콜거래액이 2000조원을 넘은 것은 2005년 4/4분기가 처음. 이후 지난 2010년 4/4분기 2017조원을 기록하며 6년 만에 최대 거래가 터진 것이다.
더욱이 금융기관 중 콜머니 활용도가 가장 높은 은행에 비해 증권사의 콜머니 활용도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의 경우 최근 4~5년간 분기별 800조원 안팎의 콜거래액을 보이며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증권사의 콜거래액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05년 분기별 100조원대의 거래액을 보이던 증권사들은 2010년 4/4분기 현재 736조원으로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 증권사 콜차입 한도축소 "늦었지만 다행"
최초 증권사의 콜거래 한도 축소 필요성은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후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다 최근 일본지진 이후 본격화 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자금을 일제히 뺐고 이에 콜시장도 급격히 위축됐었다"며 "당시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부도 위험에 노출되면서 콜머니 축소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분기당 1500조원~2000조원에 달하던 콜거래 규모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4분기 840조원을 하회하며 급격히 위축된 바 있다. 모든 금융기관들이 자금압박이 심해지며 콜거래를 상당부분 중단하면서 결제 리스크에 노출된 금융기관들이 속출한 것이다.<표참조>
이후 논의는 지속됐으나 지지부진했던 콜머니 한도 축소 방안은 최근 일본지진에 따른 금융시장 리스크가 다시한번 터지면서 빠르게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금융위기를 포함해 일본지진 및 원전사고와 같은 최악의 사태가 갑자기 불거졌을때 현재의 과도한 콜차입이 금융기관 부도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해 논의가 빠르게 진전됐다"며 "시스템 리스크를 낮추는데 이번 축소방안이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일시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정보승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평소엔 큰 문제가 없지만 갑작스런 금융위기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한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이번 한도 축소가 증권사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보단 증권사들의 자금조달 채널이 RP나 CP 등 단기사채쪽으로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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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