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요즘 '판'을 바꾸려는 찬 공기와 '판'을 지키려는 더운 공기의 충돌이 거세다. 밀도높은 찬 공기가 가벼운 더운 공기를 밀어내는 '한랭전선'이 형성, 결과가 주목된다. 여의도(汝矣島)는 크게 정치권 마당인 동여의도와 증권가 마당인 서여의도로 나뉜다.
한랭전선은 양 지역에서 형성, 팽창중이고 그 중심에는 '박(朴)의 이슈'가 자리잡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그 이슈 메이커이다.
기상학측면에서 한랭전선이 형성되면 특정지역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다고 한다. 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고 우박도 내리는등 예측하기 힘든 환경이 형성된다.
동여의도 한랭전선은 그 범위가 시간이 갈수록 급팽창되면서 강도가 세지는 모습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과학비지니스벨트 논란에 대해 "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이라고 공개발언하자 당연한 수순처럼 여권이 소란스럽다. 의례 친(親) 박근혜파, 친(親)이명박파의 설전이 뜨겁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에는 계파가 없다고 공언했으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항상 치고 박고하는 걸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오히려 친이의 일부가 친반으로 '월박(越朴)'하는 징후까지 엿보인다.
지난 11일 박근혜 전 대표가 발의한 '사회보장 기본법 개정안'에 크게 친이계로 분류된 의원들도 49명이 참여해 월박논란이 일기도 했다. 정치 일정상,동여의도의 한랭전선은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밀어내는 기울기는 더욱 가파를 것 같다.
반면 서여의도의 '박현주 발(發)'한랭전선은 아직은 초기단계다. 전선 기울기도 그리 날카롭지 않다.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은 이달 초 '자문형 랩 수수료의 전격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어 증권업계내 반향을 자아냈다. 나름 박 회장은 '찬'기운을 일으키면서 전선을 꾸려 '판'을 흔들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더운' 기운의 힘이 강한 것 같다. 랩 시장의 과당경쟁에 실망스럽다는 금융당국자의 정책의지를 등에 업고 칼을 빼들었지만 결과는 미지수다.
랩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이슈'가 확산되는 걸 차단하기 위해 '서비스 질 증진'을 주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증권과 SK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손을 들었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하면서 이른바 '월박'한 것이다. 또 다른 증권사들도 랩 상품 출시를 앞두고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의 선공이 '찻잔속 태풍'으로 그칠지 아니면 높은 수익률과 낮은 수수료를 다 챙기려는 투자자 속성에 비춰 '찻잔밖 태풍'으로 귀결될지, 중립파 영역의 증권사들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놓는다.
일부에서는 박현주 회장의 '플랜 B'를 점치면서 '박현주 한랭전선'의 팽창쪽에 눈길을 더 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박 회장이 '찻잔밖'도 설계하지 않았겠냐는 판단에서다.
이렇듯 동여의도는 '국민'을 앞세우면서, 서여의도에서는 '시장과 고객'을 모신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자신의 '한랭전선'을 키우고 있다.
주식 투자자들은 이 두 한랭전선의 크기와 기울기를 살펴야 할 때다. 여의도 상공의 한랭전선은 생활 및 투자환경의 큰 변수다. 천둥과 번개, 강한 비바람이 언제 몰아칠 지 모른다.
박근혜 테마주가 증시를 뒤흔드는 걸 보면 동여의도 전선을 더 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도 든다.
/증권부장 명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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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명재곤 기자 (s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