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구본무 회장을 찾아 면담을 나눠 화제가 됐다. 단순히 재계 어른에 대한 새해 인사차원이다, 또는 세계시장을 놓고 벌어지는 양사간 과당 경쟁에 자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등 해석도 분분하다. 대를 이어오며 경쟁해왔던 삼성의 3세 오너와 LG의 수장이 만났다는 그 사실 자체로도 충분히 세간이 관심을 끌만하다.
돌이켜보면 삼성의 영광뒤에는 LG가 있었다.경쟁은 항상 선(善)이었다는 의미에서다.
삼성의 대표 브랜드로 가전 브랜드를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애니콜 신화가 대표적이다. 지금의 애니콜이 탄생하게된 것은 PCS사업자 3사가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당시 삼성과 LG는 보다 가볍고 작은 휴대폰을 내놓는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00그램 이하 휴대폰을 누가 먼저 개발했는가에서 디스플레이를 몇인치 짜리를 하나 썼느냐 두개 썼느냐에 이르기까지 사사건건 양사는 대립하고 갈등해왔다.
당시만해도 일천했던 양사의 휴대폰사업부는 글로벌 시장에서 사실상 걸음마단계에 불과했었다.삼성과 LG가 경쟁을 벌인 것도 글로벌시장은 노리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국내 경쟁의 결과물인 휴대폰 제품을 해외시장에 내놓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사자인 삼성조차 예상치 못할 정도였다. 글로벌 애니콜 신화이 시작은 역설적이게도 국내 PCS 휴대폰시장을 잡기위한 경쟁의 부산물이었던 셈이다.
당시 삼성의 휴대폰 담당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성공적으로 글로벌시장에 정착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얘기한다. PCS사업자 선정 이전만 하더라도 노키아, 모토로라는 소위 급이다른 업체군이었다. 실제 삼성과 LG도 이를 공식 비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다른 삼성의 노른자위 사업군인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LG반도체에서 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치열한 수율 경쟁, 원가 경쟁이 지금의 삼성 반도체 사업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사간 경쟁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반도체 부품 장비업체들이 글로벌 경쟁력은 생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며 엔지니어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졌을 것이다.
비단 LG뿐만 아니라 경쟁의 효과는 해외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애플도 삼성의 휴대폰사업 진화에 큰 공헌을 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세계 휴대폰시장의 경쟁의 룰을 바꾸자 스마트폰에서 위기감을 느낀 삼성의 절박함속에서 나온 제품이 바로 '갤럭시S'가 아니겠는가.
기업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을 만한 업적은 모두 경쟁에서 나왔다는 점을 삼성과 LG, 그리고 애플에서 읽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위협이고 스트레스겠지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경쟁에서 탈락한 모토로라가 되느냐, 아니면 새로운 신기원을 이루느냐가 달려있는 것이다.
최근 삼성과 LG가 3D TV와 스마트TV를 놓고 또 한차례 전쟁에 들어갔다. 표준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또 디스플레이와 관련 부품사업을 모두 포괄한 광범위한 경쟁이다. 이 시장에서 기선을 못잡으면 가전과 디스플레이 모두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속에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보건데 이러한 양사의 경쟁이 또한차례 질적인 성장으로 연결될 것임을 기대하고 있고 의심하지 않는다. 경쟁이라는 스트레스속에서 발등에 꺼진 불을 끄기위한 진실된 노력은 꼭 예기치않는 성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것을.
[뉴스핌 Newspim] 한익재 부장 (ijhan@newspim.com)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수익률대회 1위 전문가 3인이 진행하는 고수익 증권방송!
▶검증된 전문가들의 실시간 증권방송 `와이즈핌`
[뉴스핌 Newspim]한익재 부장(ijha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