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잠자리가 편치 못하다.
최근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 당국자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간섭이 커지면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통화정책의 입안자인 버냉키 의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버냉키 의장은 지난 주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서 국채 발행한도를 정책적 거래를 위한 카드로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발언, 가열되고 있는 정치적 논쟁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고 6일자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지난 주 미국 의회가 재무부의 국채 발행 한도 조정에 실패하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사상초유의 디폴트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미국 의회가 국채 발행 한도 확대 등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 초에는 미국 국채의 발행 한도인 14조 3000억달러에 도달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 하원은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이 세금과 소비 지원 등의 이슈를 놓고 민주당과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은 국채 발행한도를 늘리기 위해서는 장기 재정지출을 낮출 수 있다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웰스파고의 존 실비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이 재무부 관계자들보다 더 강한 어조로 이 문제를 강조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렇게 된 이상 버냉키 의장이 정치적 영향력의 압박에서 벗어나기는 대단히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
◆ 국채발행 한도: 정치적 논쟁
이날 청문회에서 론 폴 하원의원은 통화정책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지를 질문했다. '연준을 해체하라(End the Fed)' 라는 저서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완전한 감독 및 감시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준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영향력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통화 및 재정정책의 한계가 모호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국채 한도에 대한 논란 속에서 버냉키 의장은 재정정책과 양당정치라는 이중적인 부담을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발언의 신중성을 지속할 전망이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주에도 "믿을 만한 장래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시중금리를 낮추고 가계와 기업의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안정을 도모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현행의 미국 재정상태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에 내몰려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예산안 처리과정에서도 잡음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코노믹스 프롬 워싱턴'의 더글러스 리 대표는 새롭게 정계에 진출한 보수세력들로 인해 공화당의 보수성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화당 지도자들은 재정문제에 있어 더욱 보수적으로 보이기를 원할 것"이라며 "하지만 3월 초에는 예산안 관련 잡음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정책적 대립 상태로 인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도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 등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국가들은 미국이 장기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증거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경기부양이냐 긴축이냐의 갈림길에서 어떤 방향을 택하느냐 하는 문제는 사실상 거의 모든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딜레마다.
◆ 예산위의 곤혹스러운 정책 논란
하지만 미국은 약간 다른 길을 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표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금인하 타협으로 인해 미국은 올해 초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실행하고 있는 유일한 선진국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교육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해 경쟁력있는 근로계층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향후 5년동안 국방비를 제외한 시급하지 않은 지출은 동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같은 수준의 긴축 정책은 공화당을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같은 정책적 논란에 휩싸이고 싶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1월 예산적자 수준은 목요일인 오는 10일 발표되며, 28개월 연속 적자 지속의 기록을 세우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오는 14일께 백악관은 내년 회계연도 예산 계획을 공표한다.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은 올해 9월말로 종료되는 현 회계연도에서 320억 달러의 정부 지출 절감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